솔직히 다들 알지 않나. 세상에는 표준형 인간과 비표준형 인간이 존재한다는 걸. 사회가 전면에 내세우며 '봐봐, 너도 이렇게 돼야 한단다 알지?'라고 말하고 싶어 안달하는 부류와 표백하고 음소거해 그 존재를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부류가 있다는 걸.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개개인은 자신의 '주제'를 슬플 만큼 정확히 인지한다는 것도. 이를테면 20대와 30대의 경계를 지나는 여성인 나에게 주어진 미션은 대충 다음과 같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서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혹은 교사가 될 것. … [Read more...] about 나는 그저 내가 되는 것 외엔 별 관심이 없어
문화
화가 난다면 운동을 하라
고대 로마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인 세네카는 화를 잘 내는 그의 동생 노바투스를 위해 「화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인간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 태어나고, 화는 서로의 파괴를 위해 태어난다. 인간은 화합을 원하고, 화는 분리를 원한다. 인간은 이익이 되기를 원하고, 화는 해가 되기를 원한다. 인간은 낯선 사람에게까지 도움을 주고자 하고, 화는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까지 공격을 퍼부으려 한다. 인간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자신마저 희생시키고, 화는 상대방에게 … [Read more...] about 화가 난다면 운동을 하라
‘나르시시스트 가부장’에 집단적 트라우마를 앓는 한국 사회
어쩌면 우리 사회는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집단적 트라우마를 앓는 사회일지도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나르시시스트 가부장'에 의한 트라우마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원형은 아버지이겠지만, 직장 상사, 지도교수, 학교 선배 등 일군의 나르시시스트로부터 착취당한 경험이 전 사회 구성원들의 밑바탕에 깔린 근원적 경험이 아닐까 싶다. 최근 청년 세대의 여러 경향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꽤 명확해지는 지점이 있다.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는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는 '엄마처럼 살기 싫다'이다. … [Read more...] about ‘나르시시스트 가부장’에 집단적 트라우마를 앓는 한국 사회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만 있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너무 잔인한 영화, 드라마들이 보기 싫어졌다. 묘사의 잔인함 뿐만 아니라 설정의 잔인함도 그러하다. 관객/시청자의 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것만이 목적인 슬래셔무비류는 더더욱 극혐한다. 아무 정보 없이 보다가도 그런 식의 전개가 예상되면 그 다음이 보기 싫어 화면을 꺼버리게 된다. 〈오징어 게임〉도 보지 않다가 넷플릭스 시청 세계 1위에 해외 각국에서 신드롬 현상을 일으킨다며 여러 매체와 SNS에서 호오가 극명히 갈리는 비평이 봇물을 이루길래 드디어 나도 보고야 … [Read more...] about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만 있지 않다
보통 키, 보통 몸무게가 아니라서
그러니까 그런 거야 또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에 삐쩍 마른 몸은 어른들이 보기에 어지간히 기이했나 보다. 게다가 온통 뜨겁고 매운 반찬투성이인 밥상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맨밥에 물 말아 맵지 않은 나물이나 김에만 먹는 어린아이는 좋은 지적 대상이었을 것이다. 안 맵고 짭조름한 과자는 내 입맛에 꼭 맞았기에 과자를 물고 살았고 밥상에서 시작한 잔소리는 과자를 먹는 동안에도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편식하니까 살이 안 찌지. 그렇게 군것질만 하니까 살이 안 … [Read more...] about 보통 키, 보통 몸무게가 아니라서
지나간 여름의 빵을 추억하며, 빵집의 한여름
지금 감자가 맛있을 땐데 빵에 좀 넣어봐. 매일 아침 들르는 단골손님께서 들릴 듯 말 듯 말씀하셨다. 순간 아차 싶었다. 여름과 감자. 아아! 여름이지 참. 나의 지난 브런치 글을 유심히 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여름은 그야말로 글 대목이다. 여름 글 맛집이라고 자부할 정도인데 하마터면 올해는 그냥 넘어갈 뻔했다. 사실 몇 해 전 여름부터는 무더위로 푹 퍼져서는 배달 음식만 먹어댔다. 먹을 게 지천이라 손 바쁜 여름이 어쩐 일로 잠잠해진 것 같아 서글프다는 그해 고백은 현실이 … [Read more...] about 지나간 여름의 빵을 추억하며, 빵집의 한여름
가을에 가기 좋은 국내 여행지 & 커플 풀빌라 펜션 BEST 3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프라이빗 풀빌라에서 늦캉스는 어떨까? 가을에 가기 좋은 ‘국내 여행지 & 커플 풀빌라 펜션 BEST 3’를 준비했다. 양평 구둔역 & 양평 풀스테이조이풀빌라 구둔역 양평 구둔역은 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역이지만 특유의 레트로한 매력 덕에 꾸준히 찾는 이들이 많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 [Read more...] about 가을에 가기 좋은 국내 여행지 & 커플 풀빌라 펜션 BEST 3
오마카세와 타파스를 넘어선 한식 다이닝 바 5곳
한국 고유의 음식을 의미하는 ‘한식’. 다른 음식에 비해 재료가 지닌 본연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려 조리하는 점이 특징이다. 기름에 볶고 튀기는 방식 대신 찌거나 삶는 조리법을 주로 사용해 건강에 좋은 웰빙 음식으로도 잘 알려졌다. 시대의 흐름만큼이나 정적으로 느껴졌던 한식 세계에도 새로운 열풍이 분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한식을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이는 식당들이 생겨나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한식 베이스에 양식, 일식, 프렌치, 이탈리안 스타일을 결합한 음식과 … [Read more...] about 오마카세와 타파스를 넘어선 한식 다이닝 바 5곳
[바리스타의 은밀한 홈 카페] 커피 활용에 대한 속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터넷 블로그 또는 다양한 기사에 뜨는 커피 활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랜 기간 커피를 즐기고 마셔온 만큼 직접 경험해본 것들이 있고, 연구와 인터뷰까지 해본 것들이 있기에 말씀드릴 수 있는 게 몇 가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모든 견해가 다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수 있고, 여러분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커피의 활용 1. 커피 찌꺼기로 기름때가 잘 … [Read more...] about [바리스타의 은밀한 홈 카페] 커피 활용에 대한 속설
〈오징어 게임〉: 우리 삶이 항상 이기고 지는 게임은 아니기를
〈오징어 게임〉에는 확실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폐부를 찌르는 데가 있다. 우리 사회가 개인주의 사회고 능력주의와 경쟁이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경쟁이라는 것에는 정말 잔인한 데가 있는데, 내가 최선을 다해 내 능력을 발휘하는 그 순간 나는 누군가를 짓밟고 서 있다는 점이다. 내가 이긴다는 것은 의도했건 아니건 누군가를 이긴다는 뜻이며, 결국 그 누군가를 패배자나 실패자로 만든다는 뜻이다. 이 경쟁은 거의 인생 내내 체화되어서, 학창 시절 때부터 … [Read more...] about 〈오징어 게임〉: 우리 삶이 항상 이기고 지는 게임은 아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