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국 83년 만에 '보통선거'를 통해 20명의 여성 지방의회 의원이 탄생했다. 그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들에게 투표권과 피선거권 등 참정권을 부여했는데 이는 1893년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후 122년 만이다. 사우디 여성들 122년 만에 첫 투표 아닌 21세기에 웬 ‘여성참정권’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기실 여성들이 참정권을 얻은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다. 그것도 일찌감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온 구미 선진국에서는 이 … [Read more...] about 여성 참정권 탄생의 역사
역사
진보 진영이 노태우에 대한 재평가를 하면 어떨까?
참 의아할 정도로 노태우는 존재감이 없는 전직 대통령이다. 노태우는 아직 생존해 있기도 하고, 그가 집권하던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그리 오래전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 앞의 전두환 그 뒤의 김영삼이 모두 캐릭터가 뚜렷한 데다 여러 이유로 많이 회자되다보니 노태우는 상대적으로 묻힌 감이 있다. 그래서 그가 대통령이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근데 요새 보수 진영이 하는 걸 보면 그 노태우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수 진영이 배출한 대통령 중에서 비교해보면 … [Read more...] about 진보 진영이 노태우에 대한 재평가를 하면 어떨까?
올림픽 메달 집계로 본 세계
※ 이 글은 NPR지에 실린 기사 「How The Olympic Medal Tables Explain The World」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구에 온 화성인에게 지구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오로지 하계 올림픽 메달 집계표만이 주어졌다면, 그는 지구를 얼마나 잘 파악할 수 있을까요? 알고 보면 메달 집계는 지구의 지난 한 세기를 파악하기에 상당히 좋은 자료입니다. 우선 메달 종합 순위에서 1~4위를 차지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 독일의 메달 획득 추이를 살펴보면, 메달 … [Read more...] about 올림픽 메달 집계로 본 세계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
내가 매 학기 하는 수업인 <American Culture>와 <Popular Music in America> 강의에는 꼭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곤 한다. 1960년대의 민권 운동과 모타운(Motown) 강의를 할 때 언급하는 내용.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는 모두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에 반대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사회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태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마틴 루터 킹은 흑인과 백인의 차별 없이 모두가 … [Read more...] about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
인간은 어떻게 일부일처제가 되었나
※ 이 글은 The guardian지에 실린 기사 「Smell, evolution and the sex brain: why we're monogamous and use perfume」를 번역한 글입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후각은 번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후각은 암컷과 수컷이 서로를 찾는 중요한 수단이며, 난자와 정자를 성숙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포유류들은 소위 '이차 후각 기관'이라 불리는, 성적 신호를 담당하는 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관은 코가 아니라 입 안쪽 … [Read more...] about 인간은 어떻게 일부일처제가 되었나
모든 이야기에는 양면이 있다
독일인과 '악의 평범성' 1960년 5월, 이스라엘 정보부에 의해 검거되어 1962년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은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와 함께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의 핵심 실무 책임자 중의 하나였다. 그는 모사드에 의해 아르헨티나에서 체포되어 이스라엘로 호송되어 공개 재판에 부쳐졌는데, 1급 전범으로 분류되어 사형되었다. SS에서 중령 계급이었던 오토 아이히만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은 “단지 명령을 충실히 따랐을 뿐 살인이나 학살의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 [Read more...] about 모든 이야기에는 양면이 있다
두려움과 거리낌이 사라진 시대
말 한 마디 때문에 인생이 바뀐 사람은 우리 곁에도 많거니와 역사를 바꾼 말 한 마디도 부지기수다. 물론 말 한 마디 때문에 없던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바싹 마른 들에 기름까지 뿌려진 위에 떨어지는 불씨 하나는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 그리고 그 불씨 없이는 불이 나지 않는다. 1987년 6월 항쟁 때 사람들을 격동시킨 한 마디는 “탁 치니 억”이었다. 그래도 명색 치안 총수가 4천만을 상대로 팔팔한 청년이 ‘탁 치니 억 하고 죽더라고 엄숙하게 거짓말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치를 떨기 … [Read more...] about 두려움과 거리낌이 사라진 시대
글 모르는 아내가 남편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
※ 이 글은 QUARTZ에 실린 「How an illiterate woman wrote love letters to her migrant husband in 1973」를 번역한 글입니다. 대륙 간 영상통화가 참으로 저렴하고 쉬워진 오늘날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지는 일은 여전히 견디기 어려운 삶의 경험입니다. 그러하니, 국제전화 요금이 사치에 가까울 정도로 비싼 탓에 대개 하루에서 종종 일주일씩이나 걸려 도착하는 편지만이 거의 유일한 연락 수단이던 우리 앞세대들이 얼마나 … [Read more...] about 글 모르는 아내가 남편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
2등 국민 : 우리나라 양극화의 역사
<1등 국민, 2등 국민>은 조선일보 송희영 논설위원의 글이다. 이 글은 우리나라가 1등 국민과 2등 국민으로 나뉘어 있음을 지적한다. 1등 국민은 거대조직의 도움을 받는다. 협회, 노조, 조합의 도움을 받는다. 반면 2등 국민은 그런 도움을 일체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송희영 논설위원과 같은 취지로 주진형 대표는 평소 한국사회가 ‘원청’과 ‘하청’으로 양극화되어 있다고 진단한다. 송희영 논설위원과 주진형 대표의 진단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한국사회는 ‘1등 국민’에 … [Read more...] about 2등 국민 : 우리나라 양극화의 역사
가장 ‘젊은 정신’의 시인 김수영, 세상을 떠나다
1968년 오늘(6월 16일)은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시인 김수영(金洙暎, 1921~1968)이 48년의 짧았던 삶을 마감한 날이다. 전날 밤 소설가 이병주, 시인 신동문과 함께 술을 마신 뒤 귀가하다 버스에 치였던 시인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다. 신동엽(1930~1969)과 함께 1960년대를 대표하는 참여시인 김수영은 그렇게 덧없이 세상을 떠났다. 김수영은 1921년 서울 출신이다. 선린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41년 도쿄상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 [Read more...] about 가장 ‘젊은 정신’의 시인 김수영, 세상을 떠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