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조국 장관이 임명될 무렵 그에게 붙은 딱지 하나가 '사법고시도 못(?) 붙은 자'라는 것인데, 사실 이 속내는 '변호사 자격증도 없는 사람은 법조계에 발붙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래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판사'까지 한 인물인데, 또래들에게 무시당했던 것은 바로 고졸 출신이었다는 것이지요. '대학도 못(?) 들어간 자가…!' 라는 생각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조국 장관 자녀 문제에 대한 반응은 철저히 서열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기성세대의 해석도 틀리고, … [Read more...] about 왜 사람들은 이해하고 바꾸려 하지 않는 걸까요?
사회
광장의 정치, 언론이 붕괴하고 정치가 개판일 때 나타나는 것이다
서초동의 집회와 광화문의 집회 개인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광장'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벌어진 일련의 집회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기대'보다는 '우려'에 가깝다. 한때 광장의 정치는 진보, 혹은 좌파, 혹은 '빨갱이'의 전유물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나 이명박 대통령 규탄 집회 등에서 광장을 메웠던 건 진보 성향의 리버럴리즘이었고, 보수는 이에 대해 '질서 문란 행위'라고 규탄하는 것이 일반이었다. 광장의 정치는 때로는 무위로 … [Read more...] about 광장의 정치, 언론이 붕괴하고 정치가 개판일 때 나타나는 것이다
저출생, 불편하지만 솔직한 이야기
또 한국이 OECD 국가 중에서 기록적인 최저 출산율을 경신했다는 기사로 떠들썩하다. 저출산의 문제는 사회/개인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딱 하나로 꼬집기 어렵지만, 선택권이 있는 여성 그룹에 대한 단상을 풀어보고자 한다. 사회생활 vs 육아생활 직장만 다니는 남자도 힘들어서 못 해 먹겠다는 소리가 나오는 다양한 직종의 기업에서 절대로 그만두지 않고 꿋꿋이 나오는 워킹맘들이 있다. 그들에게 물어보면 95% 이상은 애 보는 것보다 회사 다니는 것이 훨씬 쉽다고 한다. 물론 … [Read more...] about 저출생, 불편하지만 솔직한 이야기
질문하는 여자의 이혼확률
일본 작가 사노 요코의 에세이 중엔 「책 좋아하는 여자의 이혼율」이 있다. 두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한 사람은 문학상의 특징을 구별할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여자, 다른 이는 가끔 잡지를 들추어 보는 것 외엔 책에 딱히 관심이 없는 초절정 미녀다. 작가는 말한다. 전자는 어느 순간 남편과 이혼을 했고, 후자는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산다고. 그것이 본인 주변의 현실이라고.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하지만 분명 심정적 공감은 간다. 내 주변의 일부 남자들이 하는 얘기는 이것이다. … [Read more...] about 질문하는 여자의 이혼확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가치관 변화
※ The Atlantic의 「America Without Family, God, or Patriotism」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1998년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는 18–38세 미국인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것(work ethic)’을 꼽았습니다. 이어 애국심과 종교, 그리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21년이 지난 2019년, 같은 연령대 미국인에게 같은 질문을 … [Read more...] about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가치관 변화
한국 사회가 청년들을 ‘책 읽지 않게’ 만들고 있다
청년 세대의 독서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출판시장은 대부분 중년 독자 중심이 되었다고 한다. 이에 책을 멀리하는 현세대를 비판하고, 개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청년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것 자체는 오해에 가깝다. 사실 충분히 많은 책을 본다. 하루 중 절반 이상은 책을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흔히 출판계에서 관심을 가지는 대중 교양서 중심의 책이 아닐 뿐이다. 청년들은 주로 취업에 필요한 토익 보카, 리스닝, 리딩 따위의 책과 공무원 준비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 [Read more...] about 한국 사회가 청년들을 ‘책 읽지 않게’ 만들고 있다
저출산의 원인을 찾아: 결혼 파업, 여성의 고학력화와 가사노동 폭탄, 경력 단절이 만날 때
홍춘욱 박사의 『인구와 투자의 미래』에는 ‘저출산’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흥미로운 데이터가 나온다. 일부는 알고, 일부는 정확히 몰랐던 내용이다. 정치와 선거 공학에서는 반감의 동원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정책은 문제해결을 다루는 영역이다. ‘솔루션’이 중요하다. 솔루션을 마련하려면 무엇보다 정확한 원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책과 사회과학이 만나는 지점이다. 그간 ‘저출산 문제’가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것은 원인 분석 자체가 매우 미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홍춘욱 박사 책에 … [Read more...] about 저출산의 원인을 찾아: 결혼 파업, 여성의 고학력화와 가사노동 폭탄, 경력 단절이 만날 때
워킹만 하는 여자의 미래
우리가 보는 현상엔 늘 이면이 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코미디언 송은이, 김숙의 경우도 그렇다. 각각 데뷔 23년 차, 21년 차인 이들의 제2전성기는 ‘방송국에서 아무도 불러주지 않아서’라는 아이러니에서 시작한다. JTBC ‘썰전’에 나온 PD들이 이야기하듯, “남자들만의 의리가 케미스트리로 발산되는 예능의 특성상” 중견 여성 코미디언이 설 자리는 의외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직장 여성의 현실도 만만치 않다. OECD 국가 29개국 중, 한국의 ‘유리천장지수’는 25점으로 단연 … [Read more...] about 워킹만 하는 여자의 미래
이들을 기억했으면 한다: 사하르 호다야리, 톨게이트 노동자, 동일방직 노동자
이란의 여성 축구 팬 사하르 호다야리가 분신자살을 했다. 이란 여성은 축구 경기장에 입장이 불가하다고 한다.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그러나 이란 여성 사하르 호다야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팀의 경기를 봐야만 했다. 팀 상징색인 푸른색 옷을 입고. 경찰에 체포된 호디야리는 분신자살을 했다.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이 상의 탈의를 하고 시위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대법원판결을 무시하고 직접 고용을 거부한다. 직접 고용을 바라면 … [Read more...] about 이들을 기억했으면 한다: 사하르 호다야리, 톨게이트 노동자, 동일방직 노동자
국가적 재난: 아프리카 돼지 열병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확산 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100%다. 약도 없다(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 동유럽은 이 돼지 열병으로 양돈 산업이 완전히 초토화되었고 과연 이게 복구가 가능할 것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심각하다. 예전에 스페인, 포르투갈에 이 병이 돌았을 때 회복하는 데까지 무려 36년이 걸렸다. 치명적이다. 만약 우리가 초동대응을 잘못해서 돼지 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우리나라에서 돼지 산업의 규모를 잠깐 살펴보자 양돈업은 생산액 기준으로 … [Read more...] about 국가적 재난: 아프리카 돼지 열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