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지 않고 이를 지렛대 삼아 일본과의 적극적 외교를 천명하면서 대일 외교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협상 파기, 재협상 요구가 피해자를 위한 길일까?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초강대국도 아니고 북한처럼 국제적 비난을 무시한 채 막가파처럼 행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상대가 있는 중대 외교 현안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파기해버리면 뒷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나? 일본이 … [Read more...] about 위안부 합의를 파기해선 안 되는 이유 3가지
역사
늑대를 닮은 견종들
※ 필자 주: 남자의 견종 시리즈를 대인배 도사견을 끝으로 마치고, 이 글에서는 늑대를 닮은(사실상 늑대의 피가 섞인) 견종들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다음 네 종류입니다. 샤를로스 울프독(Saarloos Wolf Dog) 체코슬로바키안 울프독(Czechoslovakian Wolf Dog) 루포 이탈리아노(Lupo Italiano) 타마스칸 독(Tamaskan Dog) 한 번에 네 견종의 정보를 적는 거라 길게 쓰자면 어마어마하게 길어지므로, 읽기 쉬우시도록 … [Read more...] about 늑대를 닮은 견종들
역사 지식의 역설: 예상 가능한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고 힘든 일이 뭔 줄 아세요? 정치경제학을 읽는 일이에요. 특히 당신이 쓴 정치경제학.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요. 저들(경찰)은 당신이 쓴 정치경제학을 읽지 않을 거예요." 위로의 말치곤 참 얄궂다. 막 탈고한 『자본론』을 경찰에 빼앗긴 뒤 아내 예니가 남편 마르크스에게 해준 말이다. 그런데 아내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마르크스가 한마디 한다. "그런데 말이오. 정치경제학을 읽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 뭔 줄 아시오? 그건 바로 정치경제학을 쓰는 … [Read more...] about 역사 지식의 역설: 예상 가능한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판기커피 연가(戀歌)
대학생이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어느 단대의 자판기커피가 가장 맛있을까?” 찾아다닌 일이었다. 수업은 자체휴강을 했어도 자판기 찾기는 게을리하지 않아서, 덕분에 졸업을 할 때까지 마시러 간 단골 커피자판기가 생겼다. 요즘처럼 입김을 내뿜으며 출근을 할 때면 자판기커피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아직 푸른 아침을 밝히는 빨간색 불빛의 '96'이라는 숫자는 두근거리는 나의 마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계를 본다. 8시 30분. 아직 여유가 있으니 주머니를 뒤져본다. 200원. 200원은 … [Read more...] about 자판기커피 연가(戀歌)
성경 속 예수 탄생: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6가지
※ cracked의 「6 Things People Get Wrong About the Bible's Christmas Story」를 번역한 글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다들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가 말라빠진 소나무와 줄줄이 매달린 작은 전등과 쓰지도 않을 프랜차이즈 카페 기프트카드에 파묻혀간다고 소리 높여 불평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상업주의라는 괴물이 예수의 탄생이라는 크리스마스 본래의 의미를 먹어 치웠기 때문이 아니다. 사실 우리는 예수의 … [Read more...] about 성경 속 예수 탄생: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6가지
자크 루이 다비드의 회화: 그 그림의 국가주의 프로파간다에 대하여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루브르 박물관의 회화층에 가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모나리자 말고, 내 시선과 관심을 끄는 작품이 세 점 있다. 모두 신고전주의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인데, 각각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사비니 여인의 중재', 그리고 '테르모필라이에서의 레오니다스'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살롱전에서 입상한 영광의 작품이지만 동시에 프랑스 인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가부장적 국가주의 인식을 심어준 회화의 대표작이 첫 번째 작품인 '호라티우스 형제의 … [Read more...] about 자크 루이 다비드의 회화: 그 그림의 국가주의 프로파간다에 대하여
언제나 ‘여자’가 문제라고?: 여자를 쓰레기통에 처박았던 남자들의 역사
몇 년 전, ‘알통 굵기가 정치 신념을 좌우’한다는 뉴스가 세간의 비웃음을 산 적이 있다. 통계상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보수적 성향을,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진보적 성향을 갖는다나 뭐라나. 유전자가 정치 성향을 결정한다는 뉴스의 논리는 자칫 우생학적인 추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차라리 건강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정도의 시간과 자본을 가진 사람이 정치적으로 보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짓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다. 『여자라는 문제』의 저자 재키 플레밍은 ‘알통설’만큼이나 … [Read more...] about 언제나 ‘여자’가 문제라고?: 여자를 쓰레기통에 처박았던 남자들의 역사
유능한 또라이, 표트르 대제의 기행
아주 가벼운 역사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짧고 가벼운 내용입니다. 제가 세계 역사에서 파격과 기행으로 전무후무한 리더십의 역사를 남긴 두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일본의 오다 노부나가와 러시아의 표트르(영어는 피터) 대제를 꼽습니다. 두 사람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고 오늘은 표트르 대제의 황당한 일화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표트르 대제를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한 배경을 설명해야겠죠? 표트르 대제(1682~1725)의 … [Read more...] about 유능한 또라이, 표트르 대제의 기행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회사는 어디였을까?
※ Visual Capitalist의 「The Most Valuable Companies of All-Time」을 번역한 글입니다. (1990년대 후반의) 닷컴 기업들이나 (2000년대 중반) 미국 주택 시장 주위에 투기 거품이 형성되기 훨씬 오래전,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의 금융 시장에서 처음으로 거품이 나타났다. 지금 와서 알게 된 것이긴 하지만 왜 거품이 생겼는지는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동인도 회사 같은 회사들은 무역 독점권을 얻었고 신비스러운 해외로 과감한 항해를 … [Read more...] about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회사는 어디였을까?
존 레논의 마지막 날
열풍을 넘은 신드롬, 비틀즈 1980년 12월 8일은 월요일이었다. 뉴욕의 고급 아파트촌, 늦은 밤 11시경 귀가하는 한 쌍의 남녀가 차에서 내렸다. 여자는 동양인, 남자는 앵글로 색슨계 백인. 발걸음을 재촉하는 커플에게 누군가 다가섰다. 당시 나이 스물다섯의 젊은이였다. 그는 커플 중 남자를 잘 아는 듯 정중하게 그 이름을 불렀다. "미스터 레논!" 레논이라고 불린 남자가 젊은이 쪽을 돌아보자마자 젊은이의 손에 든 총이 불을 뿜었다. 다섯 발. 한때 기독교 광신도였고 신경 쇠약으로 두 … [Read more...] about 존 레논의 마지막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