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너구리의 젖으로 항생제를 만든다? < People < 기사본문

오리너구리는 현생 포유류 가운데 가장 원시적인 그룹인 단공류에 속하는 포유류입니다. 오리 같은 주둥이에 털이 있고 알을 낳는 원시적인 포유류입니다. 보통 호주에만 사는 희귀동물처럼 여기지만 의외로 유용한 물질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호주 연방과학원(CSIRO) 및 데킨 대학(Deakin University)의 연구팀은 오리너구리의 젖에서 새로운 항생 물질을 찾아냈습니다. 원시적인 포유류인 오리너구리는 다른 포유류처럼 젖꼭지가 아니라 젖샘에서 젖을 분비해 새끼가 이를 먹는 방식으로 수유합니다. 당연히 어미의 털을 빨아먹는 것과 같아서 적지 않은 양의 세균이 침투할 수 있죠.

이에 새끼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물질을 진화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이 항생물질은 매우 독특한 3차원 구조를 가지는데, 나선형으로 말린 단백질 서브 유닛이 마치 고리처럼 연결된 구조입니다. 연구팀은 풍성한 웨이브 모양의 머리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 단백질에 셜리 템플(Shirley Temple)이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셜리 템플은 1930년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역 여배우 이름이기도 합니다. 〈키다리 아저씨〉〈소공녀〉〈알프스 소녀 하이디〉 등의 영화에 나왔다고 하니 최소한 한 번은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누군지 몰랐는데 검색하면서 사진을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모식도를 보니 그럴듯한 이름입니다.

아무튼 이 독특한 항생물질은 과거에 본 적이 없는 독특한 구조를 지녀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리너구리가 젖에 항생제를 포함한다는 점도 독특하지만, 과거 간간이 TV에서 봤던 그분의 이름이 셜리 템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뜻밖의 소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