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청년들에게 ‘세상이 좋아질 것 같은가’라고 물어본다면, 아마 대부분 그다지 좋아질 거로 믿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고 세상이 더 나빠지겠냐고 한다면, 꼭 그런 건 아닐 수 있겠으나 그다지 대단히 좋아질 가능성도 없을 거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내 주변의 청년들만 보더라도 이 세상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 같은 걸 가진 경우는 거의 없다.
미래의 세상이 오면 누구나 아파트 한 채쯤은 가지고 어느 정도 안정성과 생활이 보장 가능한 직장들이 모두에게 주어질까? 육아는 더 수월해져서 경력단절 없이도 모두가 가정과 직장의 조화를 누릴 수 있을까? 미래의 내 아이들은 입시지옥과 약육강식의 줄 세우기 경쟁에서 벗어나 더 평화로운 세상에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까? 그렇게 믿는 청년이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앞선 세대들은 '미래가 나아지는' 세상이라는 걸 경험해왔을지도 모른다. 독재가 끝나고 민주화가 왔고, 누구나 좋은 직장을 얻거나 자기 집 한 채쯤은 어렵지 않게 소유할 수 있는 시절이 왔고, 해외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식들이 사교육이나 여러 혜택을 입어 성공 가도에 올랐다면, 역시 그들에게 세상이란 점차로 좋아졌다고 믿을 만한 구석이 있을 테고, 앞으로도 그와 유사한 일들이 있으리라 믿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청년 세대는 이 세상이 좋아졌다고 믿을 만한 어떠한 경험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변의 모든 지표는 세상이 지옥이 되어감을 느끼게 해줄 뿐이다. 어쩌면 나는 청년들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이 그다지 좋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어쩌면 살아가는 일이란, 갈수록 모든 영역에서 더 치열해지고, 더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하고, 몇 번의 인생에서의 실수는 우리를 나락으로 떨어뜨릴지도 모른다.
애초에 세상에 기대를 건다는 것은 해본 적도, 가능한 일도 아니고, 단지 내 삶이나마 구해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거기에 온 신경을 기울여도,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나 의심스럽다. 당장 이다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