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이 싫으면 커피를 왜 마셔?
(8잔 마신 후) 디카페인 주시오… 제발.
대학생과 직장인의 인생은 ‘자판기 커피로 시작해 핫식스,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로 끝나는 것’이라고 말을 하곤 했다. 가상화폐 시세보다 바쁘게 오고 가는 세상에서 커피, 그리고 카페인이 없다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아니 우리가 그동안 카페인을 너무 많이 마신 것일지 모르겠다.
대중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원하고 있다. 한때는 임산부들을 위한 가짜 커피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소비자들이 디카페인(혹은 카페인이 적은) 음료를 고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과연 음료계는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을까?
음료계의 호사꾼(?) 마시즘. 오늘은 저칼로리 음료, 무알콜 음료에 이어 디카페인 음료의 세계를 살펴보겠다.
1. 디카페인의 탄생: 누가 이런 요망한 것을!

커피원두가 바닷물에 침수되었는데, 이걸로 커피를 내려 마시니 각성효과가 없어진 것. 이를 가지고 그는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그냥 안 마시면 되지만, 원래 복수극이란 끝까지 가야 하는 법이다).
그 뒤로 기술이 발전하여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방법에서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같은 물로 제거하는 방법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디카페인 커피를 온전한 커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2. 스타벅스 판매 5등이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였다고?

이는 디카페인 세계에 전례 없던 성과다.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이렇게 디카페인을 많이 찾는다는 사실은 커피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3. 제품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페트병 커피들

지난해 칸타타 콘트라베이스에서는 ‘로스팅 보리’와 ‘로스팅 그린티’라는 제품을 내었다. 칸타타라는 이름 아래에서 커피가 아닌 다른 차에 도전한 것이다. 보리는 약간 더 커피 느낌이 나도록 로스팅을 한 느낌이 나고, 그린티는 녹차라기보다 우롱차에 가까운 느낌이다. 소비자의 취향을 커피 안에 한정 짓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랄까?

매번 고퀄리티 병맛(?) 광고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는 조지아 크래프트는 최근에 ‘조지아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라떼’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RTD로 구현이 힘들다는 디카페인을 적용한 것이다. 거기에다가 곡물의 구수함이 느껴지는 오트(귀리)라떼로 반격을 노린다. 숙명의 라이벌 관계인 두 제품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라고 했는데 서울우유는 코로나 이전에 진즉 RTD용 디카페인 커피를 냈다. 아메리카노와 라떼까지 모두 냈었다(가벼운 느낌의 커피였지만 모자람 없이 맛있었다). 다만 시대를 너무 앞선 탓이었을까, 유통의 벽이었을까, 점점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슬픈 소식이.
4. 맥심은 옛날부터 디카페인이 있었어

맥심 디카페인, 맥심 디카페인 커피믹스, 카누 디카페인 라떼의 4종은 지난해 19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대비 38.7%가 늘어난 것이라고.
5. 컵커피의 왕자 바리스타룰스, 디카페인도 성공할까?

지난해 4월 바리스타룰스에서는 ‘디카페인 라떼’ 제품을 내놓았다. 심지어 모델이 우리 엄마가 아들보다 좋아한다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다. 이거 완전 대세와 대세의 만남 아니냐?

… 라기에는 바리스타룰스의 엄청난 라인업들이 역으로 방해가 되는 느낌이랄까? 모카프레소, 벨지엄 쇼콜라 모카,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 라떼, 민트라임라떼까지(…).
바리스타룰즈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에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디카페인 라떼’가 상대적으로 평범해 보인다고 할까? 시험 점수 85점 맞아서 좋아서 집에 왔는데 누나와 형이 다 100점 맞은 것 같은 기분이야.
커피는 좋지만 카페인은 별로, 디카페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디카페인의 열풍이 부는 것은 분명하다. ‘특수한 상황에서 마실 법한 커피’라는 인식에서 이제는 ‘나의 취향과 건강에 따라 고려해볼 수 있는 커피’정도로의 발전을 한 것 같다. 맛이나 풍미도 진짜 원두에 가까워지면서 나중에는 카페에서 얼음이나 시럽을 추가하듯 바꿀 수 있는 선택이 되지 않을까?
점점 발전할 디카페인의 미래가 기대된다. 적어도 그날이 오면 마시즘은 커피 조사를 위해 커피를 많이 마셔도 잠을 잘 잘 수 있을 테니까.
원문: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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