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 때 갖추어야 하는 일의 기본기
우리의 커리어는 정해진 레벨 업 수순이 있다. 실무자 - 책임자 - 대표자.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판에 끼어든 이후에는 다음 단계로 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연한'이 사라졌지만, 조금이라도 해당 단계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첫 단추가 될 수 있는 실무자 레벨에서 '일의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 기본기가 책임자가 되고, 대표자가 된 이후에도 몸에 배어 가장 자연스럽고, 다른 곳에서도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 기본기는 절대 특별하지 않다. 그걸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다루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클래스가 결정되는 것이다.
실무는 모두가 한다. '실무자'가 따로 있고 '관리자'가 있는 곳도 있지만, 그건 극소수에 불과한 몇몇의 공기업뿐이다. 소위 도장 찍는 사람과 그 도장을 찍힐 문서상의 내용을 작성하는 이들로 나뉜 조직 말이다. 보통의 조직은 대표를 포함해 모두가 실무를 한다. 대신에 각자의 위치에서 말이다. 그래서 아래의 세 가지를 꼬박꼬박해야 한다. 그럼 위에서 말한 '일에 내가 끌려가거나, 일이 미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 힘'을 가질 수 있다.
1. 업무 진척도를 수시로 체크

늘 3–4주 단위로 각각의 업무(해야 하는 일)에 대해 함께 하는 이들과 상호 합의된 마감일을 생각하고 늘 조정하는 것이다. 일은 수시로 바뀌고 그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각보다 이런 합의가 충분히 되지 않아 서로 알고 있는 해당 업무의 진도가 다른 경우가 다수 있다. 이런 부분에 크로스체크가 필요하다.
전략적 움직임에 대한 약속이 없으니까, 다들 '빨리만' 하려고 하는 등의 우매한 접근을 한다. 누구도 왜 빨리해야 하는지 모르고, 얼마나 빠른 게 빠른 것인지에 대한 정의도 없이, 그냥 빨리만 하고 있다. 그건 빠른 게 아니라, 급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내 여유 시간 및 에너지를 전체 분량 중 30–40%를 별도로 관리할 수 있다. 점차 나이가 들고 떨어지게 될 '회복 탄력성'이라는 것을 고려하기도 하고, 경험이 쌓여 나도 모르게 나오게 될 게으름에 대비하고 대처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오늘과 내일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안배하기 위함이다.
2. 자투리 시간을 '단순하지만 중요한 것'을 위해 활용
'업무 진척도의 수시 체크'를 통해 하루 업무 시간 중 30–60분 내외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때 주로 해야 하는 것은 평소에 늘 봐야 하는 업무와 관련된 여러 자료와 데이터, 뉴스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특히 업무 관련성이 높은 뉴스레터를 포함해 일에 필요한 다양하지만 짧은 시간에 소화 가능한 글, 책, 영상 등을 섭렵하고 정리하며, 나만의 디렉터리(또는 아카이빙)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꾸준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고 듣게 된 것들을 기억하는 내용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그로 인해 일에 대한 디테일이 더욱 깊어지고, 또한 내 방식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일 관련한 자신의 주관(생각) 확립'에 도움 된다. 또한, 최소한 알아야 하는 시장의 흐름, 상황, 앞으로 예상되는 여러 리스크 등도 함께 파악하거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관점을 가질 수 있다.
3. 업무와 관련 노하우(암묵지)를 학습지로 바꾸는 작업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내 식대로 나만 볼 수 있게 정리하는 것'은 여전히 파워풀하지 않다. 적어도 '함께 일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는 모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시로 완성된 하나의 글 또는 슬라이드 등으로 바꿔서 많은 이들에게 쉽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답은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간혹 자신의 노하우 유출을 두려워하는 이가 많다. "내가 고생해서 얻은 무언가를 왜 남들에게 무상으로 주는가"라고 말이다. 그런데 배워서 남 주는 게 맞다. 그래 봐야 가져가는 이들만 가져간다. 그걸로 완벽한 복제는 이뤄질 수 없다. 그게 누군가의 중요한 레시피라고 할지라도 그 레시피를 누가 하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그걸 '다르게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일 잘하는 이는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일에 맞춰서 자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이들일까, 아님 자신에 맞춰 일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이들일까. 전자보다는 후자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후자는 자신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운영한다. 단 오늘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오늘 안에 내일과 다음 주 등의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의 활동도 함께 담겨 있다. 이 모든 것은 결정적으로 일에 절대 끌려가지 않기 위함이다.
일에 써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 등을 완전히 소진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잘 지켜내자. 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 각자의 위치에서 하는 실무를 다루는 기본기를 잘 갖추도록 해야 한다.
원문: 이직스쿨 김영학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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