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석 여자는 술도 못 마신다고 생각했어요?
‘타이타닉’ 같은 명작은 언제나 우리 가슴속에 따뜻한 무언가를 남게 한다. 사랑의 농도는 만난 시간에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라거나, 사실 생긴 게 저 디카프리오라면 누구라도 평생 기억하겠다는 현실이나, 3등석에 있는 저놈의 맥주는 무엇이기에 1등석 승객인 로즈도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라는 궁금함 같은 거 말이다.
하지만 저것이 카스나 테라일리도 없고, 색깔이 어두워 흑맥주(포터)인지 에일인지 모르겠다 싶었는데… 어?
https://masism.kr/wp-content/uploads/2024/11/BASS6.mp4
저 뒤에 있는 아저씨가 들었던 로고! 빨간색 삼각형 로고를 발견하게 되었다. 저것은 어디에서 본 맥주다.

흑맥주의 나라에서 밝은 맥주로 살아남기

그런데 그의 나이 60살에 양조장을 하나 구입하게 된다. 1777년 나중에 맥주의 도시로 불리게 되는 ‘버튼 온 트렌트’에 만든 ‘바스(Bass)’였다. 당시 영국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나라였으니까, 맥주를 좋아하는 영국사람들을 위해 우리도 맥주를 만든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바로 영국 너머에! 바스 맥주는 러시아로, 북미로, 인도로 간다! 어차피 거기도 다 영국 제국이잖아!
붉은색 삼각형, 영국 최초의 트레이드 마크




세계 최고 맥주의 어이없는 전직


바로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의 등장이었다. 1989년 마가렛 대처는 대형 맥주회사들의 독점을 막기 위해 정책을 발표했다. 가장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2,000개 이상의 펍을 소유한 양조업체는 초과분의 절반을 매각해야 한다.
이는 영국 내의 소규모 맥주 양조업체들에게 단비 같은 이야기였지만, 바스맥주에게는 재앙이었다. 결국 이로 인해 영국의 대형 양조업체들은 펍을 매각해야 했다. 그리고 바스맥주는 맥주사업을 접고, 호텔사업에 집중하기로 한다. 2000년 6월 바스맥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회사 ‘인터브루(현 AB인베브)’에 맥주사업을 매각해 버린 것이다.
그렇게 바스맥주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돌아왔지만 돌아오지 않은 것


바스맥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호화롭고 거대한 맥주 산업도 갑자기 침몰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 번 침몰한 맥주는 다시 대중들의 곁에 온전히 돌아올 수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맥주에 대한 추억은 오랫동안 기억된다는 타이타닉 같은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원문: 마시즘
참고문헌
- Beer Through the Ages, trystanhoward, Pressbooks
- 7 Bass pale ale, Beer Through the Ages, trystanhoward
- AB InBev to bring Bass Pale Ale back, Nicholas Robinson, orningadvertiser, 2018.11.9
- The Early History of Bass, IAN WEBSTER, THE BEERTONIAN, 2019.12.17
- Who Owns What In The UK Brewing Scene?, THE CARLING TEAM, 2020
- 상투 틀고 끌어안은 맥주병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허윤희, 조선일보, 2021.05.17
- The Story of Bass – The Rise & Demise of a Brewing Great, Paul Bailey, Paul’s Beer & Travel 2022.4.22
- 타이타닉과 사라진 비운의 맥주, 바스 페일 에일, 윤한샘, 오마이뉴스, 2023.4.1
- Bass Premium Pale Ale 4.4%, 살찐돼지, 2023. 6. 8
- Bass Brewery Logo History, BrandCrowd. 2024.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