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최근에 발표된 방문자 트래픽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통 업체 중 코스트코 홀로 방문자 트래픽이 매달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오프라인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코스트코는 어떻게 매출 기준 국내 대형 마트 브랜드 3위에 올랐고, 매출 7조에 육박한 오프라인 강자가 됐으며, 사람들을 점점 더 불러 모으고 있는지에 관해 말이죠. 실제 코스트코 회원이 되어 쇼핑을 해보니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는데요. 고객의 입장에서 주관적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멤버십 비용을 ‘뽕’ 뽑아야 한다
코스트코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입니다. 상품권을 제외하고는 회원이 아니면 구매가 불가능하죠. 회원이 되면 가장 큰 혜택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자사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코스트코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죠.
저도 이번에 처음 코스트코 회원이 됐는데요. 등록 후 처음 든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멤버십 비용 본전 뽑으려면 코스트코를 자주 와야겠네!실제로 며칠 뒤 코스트코를 한 번 더 찾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네이버, 쿠팡, 또는 다른 마트에서 구매했던 것까지 모두 코스트코에서 구매하게 됐죠. 돈을 내고 회원이 되자 그 돈을 ‘회수’하려는 심리가 생겼고 그로 인해 더 자주 가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간 쇼핑 끝에는 늘 무언가를 구매해서 오고요.이는 집 근처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비회원제로 운영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갈 일 있을 때 가는 곳’이었다면, 코스트코는 ‘꼭 가야 하는 곳’으로 인식됐습니다. 돈을 냈으니 본전을 뽑기 위해 이곳에서 더 열심히 쇼핑을 해야겠다는 생각, 오프라인 마트에서는 유일하게 코스트코가 만들고 있습니다. 유료 회원제로 충성 고객을 만드는 ‘구독 모델’을 약 30년 전부터 고안했고, 구독 비즈니스의 확장으로 인해 구독 모델이 익숙해진 고객들은 코스트코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럼 코스트코의 무엇이 ‘코스트코 회원’으로 만드는 것일까요. 바로 코스토코의 제품 경쟁력입니다. 제품 경쟁력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가격 경쟁력
- 특화 제품군
코스트코는 대량 단위로 제품을 판매합니다. 창고형 할인 매장의 대표적인 특징이죠. 그 덕분에 일반 마트와 비교했을 때 같은 단위로 따져보면 단가가 훨씬 저렴합니다. 예를 들면, 한 브랜드의 수세미는 일반 마트에서는 개당 1,664원이지만, 코스트코에서는 개당 1,299원입니다. 이처럼 1개당, 100ml당, 100g당 단위로 따져보면, 코스트코 쇼핑이 더 이득 보는 쇼핑이 되는 셈이죠.

두 번째는 특화 제품군입니다. 코스트코는 다른 마트 브랜드에는 없는 ‘독점적인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Kirkland(이하 커클랜드)’ 제품입니다. 커클랜드는 1995년에 탄생한 코스트코의 PB(Private Brand) 브랜드인데요. 이마트의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비슷한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취급 품목을 줄이되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선사하는 일, 이 일을 잘 해내자 코스트코 멤버십 갱신율이 무려 90%에 이를 정도로 높은 고객 만족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코스트코가 매년 승승장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코스트코 = ‘놀러 가는 곳, 보물 찾는 곳’
점점 높아지는 다이소나 올리브영의 인기를 보면 ‘목적 지향’의 쇼핑과 더불어 ‘발견 지향’의 쇼핑 흐름이 커지는 것을 체감합니다. 이른바 쇼핑이 ‘구경하는 것’, ‘놀러 가는 것’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이죠.회원 수 10만 명을 보유한 ‘코스트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코사모)’ 네이버 카페에서, 회원들이 남긴 쇼핑 후기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말이 ‘코스트코 놀러 갔다 왔어요.’입니다. 또한 유튜브에 코스트코를 검색해 보면 많은 유튜버들이 코스트코에 ‘놀러 갔다’라고 표현하죠. 코스트코도 다이소, 올리브영처럼 많은 이들에게 점점 ‘놀러 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은 코스트코에서 해당 제품을 찾기 위해 이른바 ‘보물찾기’를 시작합니다. 스샷하거나 메모해둔 제품을 찾기 위해 코스트코를 뒤지기 시작하죠. 찾았는데 할인까지 하고 있으면 그만한 성취감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잘 샀다’ 라고 생각하며 코스트코 쇼핑에 대한 만족도가 확 올라가죠.
마치며
결국 지난주에도 코스트코에 다녀왔습니다. 매장별로 할인 여부와 취급 품목에 차이가 있어 이번에는 다른 매장에 들러봤는데요. 잠깐만 구경하고 나오려 했는데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 푸드코트에서 피자를 사 먹었는데, 푸드코트를 즐기는 것도 코스트코의 재미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지금까지 직접 코스트코의 회원이 되어 코스트코를 경험해 본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 6조 매출을 거두는 오프라인 강자가 됐는지 살펴봤습니다. 요약하면 결국,
- 유료 멤버십을 통한 보상 심리
- 합리적인 가격
-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상품 경쟁력
- 구경하는 재미, 발견하는 재미
이 4가지가 코스트코에 점점 더 발길을 가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더불어 고객을 불러 모으는 오프라인 브랜드가 되고 싶다면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요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물론 코스트코 코리아가 풀어야 하는 시급한 숙제도 많습니다. 코스트코는 근로 환경 개선과 더불어 사회 공헌 활동이 미비하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죠. 최근에는 불량 제품 리콜이 이어지며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에 치명타를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요.
사업이 성장하고 고객의 발길이 계속되는 만큼, 사회적 책임 역시 코스트코 코리아의 분명한 책무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아 한순간에 외면받은 브랜드를 우린 수 없이 많이 목격했죠. 고객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 업계 2위 브랜드로 우뚝 성장하며 오프라인 강자로 자리 잡은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도 꼭 갖추길 기대해 봅니다.원문: thinknote
참고
- 마트 덜 가는데 여긴 바글바글…트레이더스·코스트코, 붐비는 비결 (24.12, 한국일보)
- 고물가로 인기 더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코스트코·샘스클럽 ‘방긋’ (24.11, 비즈니스 포스트)
- 글로벌 리테일러 2위 COSTCO에서 배우는 장사의 비밀 (24.09, 로지브릿지 뉴스레터)
- 코스트코 성장의 비밀 (22.04, 포브스 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