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마켓'의 원조를 찾아갔습니다
지난 4월, 마뗑킴 취재차 도쿄 출장을 앞두고 견학할 만한 매장을 추천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등장한 이름 중 하나가 ‘마이바스켓’이었습니다. 다이소, 세븐일레븐, 돈키호테처럼 익숙한 브랜드들을 제치고 나온 낯선 이름이었죠. 하지만 사전 조사를 마친 뒤, 왜 이곳이 추천됐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출점 낭비?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처럼 마이바스켓은 스타벅스와 비슷한 면모가 많았습니다. 스타벅스는 국내 진출 당시 주요 상권에 매장을 연 뒤 그 주변에 촘촘히 추가 출점을 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일각에선 ‘출점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요. 하지만 이를 통해 초기 브랜드 존재감을 키워 현재 1위 커피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었죠.
이는 사실 가맹점 모델에서 불가능한 전략입니다. 바로 근처에 같은 브랜드 매장이 생기는 걸 반길 가맹점주는 그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요. 더욱이 국내에는 출점 제한이 있었는데 이 또한 피해 갈 수 있었는데, 전체 직영점으로 운영한 덕분에 선택할 수 있던 전략들이었죠.
마이바스켓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일례로 일본에 머무른 숙소 근처에만 3개가 있을 정도로 거의 편의점 수준의 밀집도를 자랑하고 있었는데요. 지역적으로도 론칭 초기부터 지금까지 도쿄 및 수도권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시에 개별 매장당 손익을 위해 가격대는 조금 높게 설정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경쟁자가 마트가 아닌 편의점이라 일부 가격이 높아도 고객들은 찾아왔고요. 대신에 박리다매 형태로 안 팔아도 되다 보니, 매장은 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모기업이자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온의 PB 톱밸류를 들여온 것도 좋은 전략이었는데요. 이는 일단 그 자체로 차별화 상품 역할을 해준 것은 물론, 비중이 늘어나면 이익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로 마이바스켓은 앞으로 이를 더욱 키워갈 거라 밝히기도 했고요.
그룹 전체가 원팀으로 움직입니다

무엇보다 마이바스켓의 모기업, 이온의 영향력은 상품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마이바스켓에서도 이온 멤버십 혜택이 그대로 적용되고, 전사 차원의 프로모션도 정기적으로 함께 진행되더라고요. 매장 하나하나가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룹 전체가 같은 방향을 보고 움직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온라인 확장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매장이 우버이츠와 제휴해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개별 매장 입장에선 매출이 줄어들 수 있는 구조지만, 마이바스켓은 오히려 이걸 과감히 선택하고 빠르게 실행에 옮겼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더 큰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고 있고요.
반면 많은 유통 기업들이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건, 내부 이해관계 때문이었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본사와 가맹점, 슈퍼마켓과 할인점 사이에 충돌이 잦다 보니, 변화는 늘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죠. 결국 변화에 실패한 기업들은 점점 시장에서 자리를 잃어갔고요.마이바스켓은 직영 중심 모델로 이 구조적인 문제를 정면 돌파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4월 기준 매장 수는 1,200개를 돌파했고,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결국 마이바스켓과 국내 유통사들의 가장 큰 차이는 ‘조직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있습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사업부 통합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죠. 마이바스켓처럼 진짜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결국 회사 전체가 ‘원팀’이 되는 구조를 갖춰야 할 때입니다.원문: 기묘한의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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