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다스북스가 에세이 '떠나갈 용기, 멈춰설 자유'를 출간했다. 이번 신간은 영국 이민 19년을 살아낸 한 사람이 13년의 사업을 내려놓고 크레타 섬에서 다시 쓰기 시작한 삶의 기록으로,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어디로 떠나야 하고 무엇을 멈춰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한 과정이 담겼다. 익숙한 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속도로 살아보려는 결단, 그 결단이 가져온 두려움과 해방의 감정이 현실적인 문장으로 구성돼 있다.
책은 떠남·멈춤·재발견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한 개인이 삶의 전환기에 겪는 내면의 움직임을 서사처럼 풀어낸다. 영국에서의 이방인적 삶, 다양한 문화가 충돌하는 이민자의 정체성, 잘 지내온 것 같지만 마음 어딘가에서 계속 밀려오던 질문들, 그리고 크레타에서 맞이한 느린 시간까지 — 저자는 “떠남은 끝이 아니라, 나로 돌아가는 출발점”이라는 결론을 차분하게 확장한다.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자신에게 머물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삶의 속도를 다시 세팅하는 과정이 따뜻하게 서술된다.
총 7개의 파트로 이어지는 책은 퇴직 후 첫 결심부터 크레타 생활의 실제적인 면모, 영국에서의 지난 시간, 가족·관계·삶의 선택에 관한 성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여행기가 아닌 삶의 탐구서라는 점에서, 각 장은 장소의 묘사보다 ‘그곳에서 깨달은 것들’을 중심에 둔다. 아요스 니콜라오스의 바닷빛, 크노소스 궁전에서 떠올린 존재의 질문,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지에서 마주한 자유의 의미 등 장소는 곧 사유의 배경이 된다. 낯선 시간 속에서 흔들리고 다시 서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진정한 자유는 남이 만든 기준을 떠나는 순간 시작된다”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해외 거주 기록’이 아니라 중년 이후의 삶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라는 현실적 질문까지 이어진다. 재정적 독립, 일상의 균형, 관계의 거리두기, 두 번째 직업과 삶의 터전 등 많은 독자가 공감할 문제들이 등장한다. 특히 영국과 크레타를 오가며 발견한 문화적 차이, 타지에서 부딪힌 일상의 균열, 가족과의 재회가 주는 감정적 울림이 담담한 언어 속에 녹아 있다.
저자 류두현은 안정적인 직장을 떠난 뒤 영국 유학으로 삶의 두 번째 장을 열었다. 이민자로서 19년을 살아내는 동안 겪은 시행착오, 사업을 통해 얻은 경제적 독립, 두 아들을 영국 사회에서 키운 경험 등을 토대로, “멈춰 서서 돌아보는 일”의 의미를 기록했다. 그림을 그린 키미림은 '나만 알고 싶은 영국'의 작가로, 이번 책에서는 저자의 이야기 곁에 감각적인 드로잉을 더해 정서적 깊이를 확장했다.
책을 펴낸 도서출판 미다스북스 관계자는 “'떠나갈 용기, 멈춰설 자유'는 단순한 해외 체류기가 아니라, ‘삶의 다음 장을 어떻게 열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두에게 필요한 사유의 지도”라며 “떠남과 멈춤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결을 다시 찾고 싶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