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학교에서 운동회를 종종 하곤 했다. 운동회를 하게 되면 꼭 팀을 둘로 나누어서 한쪽은 청팀, 다른 한 쪽은 백팀으로 나누어 청백전을 한다. 그러면 다같이 한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이 이제는 두 팀으로 나누어져서 서로에게 속한 팀을 응원하게 된다. 상대 팀의 아이들과 평상시에 친하게 지낸 사이라도 이제는 상대 팀으로 만나 경쟁을 치르게 된다. 처음에는 느슨하게 경쟁하며 서로를 이기기 위해 노력하다가 마지막으로 갈 수록 점점 치열하게 서로를 이기기 위해 다툰다. 왜 이렇게 경쟁을 하는가? 상대 팀이 우리 팀에게 무언가 잘못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고상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도 아니다. 그냥 우리 편이 이겨야 한다. 물론 이것은 운동회를 좀더 재미있고 경쟁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며 팀을 이루어 협동심을 기르기 위함이다.
우리는 사회에 나아서도 항상 경쟁을 하며 전쟁을 치룬다. 우리가 속한 회사가 경쟁 상대인 회사를 이기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상대 회사보다 좀더 나은 제품과 좀더 저렴한 가격으로 좀더 홍보를 잘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경쟁은 좀더 나은 상품과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시켜 소비자들을 만족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경쟁이 없이 독과점을 하게 되면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가격은 생산자의 입맛대로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경쟁들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부정적인 경쟁이 이 사회에는 너무 많다. 자신이 속한 단체를 지지하고 그 단체가 상대 단체보다 앞서기 위해 정당하게 노력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은 참으로 올바르다. 그러나 오로지 자신이 속한 단체라고 해서 무조건 지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또한 상대 단체가 비록 옳은 말과 행동을 할 때에도 자신이 속하지 않은 단체라고 해서 무조건 무시하고 부정한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를 보며 응원을 할 때에 분명 자신의 팀이 파울을 했는 데도 저 선수는 우리 팀이기 때문에 편향적인 판단으로 우리 팀보다 상대 팀의 잘못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양심적으로 아무리 우리 팀이라고 해도, 우리 팀이 잘못한 듯이 생각이 되어도 그 선수는 우리 팀이기 때문에 잘못이 없는 것이다.
인간은 어딘 가에 소속되기를 원하고 그 소속된 곳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정성과 시간을 들여 지지를 했다면 자신이 속한 팀과 단체가 반드시 잘되어야 하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그것이 선의의 경쟁이라면 모두를 발전시킬 수 있고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편이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 팀이기 때문에 그들은 항상 패배해야 하고 그들은 항상 져야 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과거 미국의 남북 전쟁 당시에 미국은 청교도가 세운 나라이기에 그들은 전쟁을 할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를 하였다. 무슨 기도를 하였을까? ‘하나님 우리가 이기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했을 것이다. 아무도 ‘하나님 당신의 뜻대로 되게 해주십시오.’ 혹은 ‘유능한 자들이 이기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믿고 기도하는 하나님은 대체 누구의 기도를 들어주셔야 하는가? 모두가 이기게 해 주셔야 하는가? 맞다. 하나님은 모두가 잘되기 위해 승패를 결정하셔야만 한다. 그는 모두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누구의 편도 아닌 모두의 편을 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한 집안의 10명의 어린 자식들이 있다고 하자. 10명의 어린 자식들은 자신들을 위해 부모가 좀더 맛있는 것을 주고 좀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베풀어 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부모는 모두가 자신들의 자식들이기 때문에 모두를 위한 방법을 선택한다.
이러한 하나님과 부모의 마음으로 모두가 이기는 길과 승리하는 길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때로는 다른 팀과 경쟁할 수도 있고 다른 단체를 이겨야 하는 상황도 있다. 그러나 결국 우리 편만 이겨서는 안된다. 상대방도 이겨야 되고 다른 단체도 이겨야 되고 좀더 시야를 넓혀서 다른 나라도 잘되어야 하고 온 세계가 잘되어야 한다.
필자가 어렸을 때 교회에서 성경퀴즈 대회를 한 적이 있다. 한 번은 상대팀이 우리 팀을 이겨 상품을 탄 적이 있다. 그들은 상품으로 주어진 과자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저 아이들도 퀴즈를 준비하고 문제를 푸느라 고생했으니 같이 먹지 않겠니?’라고 하셨을 때에 아이들은 흔쾌히 허락을 했고 서로 재미있게 과자를 나누어 먹었던 것이 기억난다. 비록 경쟁하던 아이들이었지만 같이 과자를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있다.
다시 축구 경기로 돌아가자. 필자는 운동경기에 참여하기 전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우리 편 뿐 아니라 모두가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경기가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 편 이겨라’ 아니 ‘우리 편도 이기고 모두 이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