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는 사람도 '면접 자리'에 가면 말이 더디 나온다. 신입이라면 간혹 귀엽게 봐주기도 한다. 경험이 없으니까, 또는 ‘떠는 것 보니 정말 간절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말이다. 경력자는 다르다. 경력자는 '즉시 전력감'이기 때문에, 신입과는 면접 자리에서부터 달라야 한다. 그런데 무엇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까.
회사는 경력자에게 (면접에서도) 기대를 합니다

경력자는 '경력을 인정받아 입사'하는 사람이다. 입사할 만한 '자격 검정의 기준'이 신입과는 전혀 다르다. 경력이기에 당장 들어와서 일을 할 수 있는, 즉 조직 및 리더가 원하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대충 부비고 들어와 열심히 해서 적응할 사람보다는 '일 다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면접이 신입보다 다소 빡센 경향이 있다. 일단 질문부터 날카롭거나 묵직하다. 전 직장에 대한 퇴사의 이유부터, 실무와 관련한 돌발 질문, 현 직장에 대한 본인의 소신, 입사하자마자 하게 될 현재 업무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논의 등 어젠다는 천차만별이다.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빗발치는 예상치 못한 질문 속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경력직 면접자들은 늘 면접 전에 그리고, 면접 상황 속에서도 갈등할 수밖에 없다. 질문에 대한 답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과 이어지는 나의 질문 등에 대한 톤 앤드 매너의 조절이다. 이 감을 잡기란 정말 어렵다.
내 마음에 차는 답변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들이 마음에 들어 할 만한 답변을 해야 할지, 또는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질문을 해야 할지, 아니면 질문하지 않는 것이 예의인 것인지…
이런 내적 갈등 중이라면, 면접관과의 수 싸움에서는 진 거나 다름없다. 프레임 설정의 주도권을 이미 상대방에게 뺏겼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면접관으로부터의 대화의 주도권을 경력직 면접자가 가져가서 공통의 관심사(공감대)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신입과 경력직 면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경력자의 경력자스러운 면접법
경력자는 신입과는 다른 경력자만의 '후리함'이 있다. 그 후리함이 무엇인지 사람, 경험, 직무마다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늦거나 꾀죄죄해서는 안 된다. 어쨌든 '프로페셔널하게' 보이는 것이 핵심이다.

당황하면 이런 류의 반응이 나오는 이들이 있다. 아주 치명적이다. 차라리, 생각할 시간을 30초에서 1분 정도 달라고 하는 대처가 더욱 '있어' 보인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나의 당황함을 면접관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 능수능란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그보다는 '차분함'이 우선이다.
일곱. 관계를 만든다. 같거나 연결된 업계의 이동이라면, 대부분 한 다리 건너 거의 다 안다. 대한민국 진짜 좁다. 이미 레퍼런스 콜을 돌렸을 수도 있다. 따라서, 채용 여부와는 관계없이 매너를 지켜야 한다. 명함이라도 잘 받고, "안되더라도, 다시 다른 자리에서 만나고 싶다"는 등의 매너 섞인(?) 말로 자리를 파할 수 있어야 한다.면접 준비는 평소에, 이직 준비도 마찬가지

급하게 어떤 준비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간혹 밤새 면접 준비한다는 상담자들이 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준비'가 될까? 아무리 준비한다고 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 왜? 시나리오는 완벽해도, 출연 배우가 애드리브로 일관하면, 원하는 스토리로부터 점점 멀어져 괴이한 작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다. 계속 시도해보는 수밖에 답이 없다. 이직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유의미한 이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곳으로 가서, 어떤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나에게 주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걸 계속 반복하다 보면 나만의 길이 보일 수 있다. 경력자는 그 길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설명할 수 있을 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원문: 이직스쿨 김영학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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