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티부터 상징까지 똑같다... 코오롱스포츠 중국 감성 광고, 표절 의혹 직격탄

"콘티부터 상징까지 똑같다"… 코오롱스포츠 中 광고, 표절 파문 확산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중국명 '可隆')가 중국에서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10월 13일 공개된 코오롱스포츠와 중국 톱스타 배우 후거(胡歌)와 협업한 광고 영상이 현지 그림책과 "서사·구성·시각 요소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브랜드 신뢰도 위기로 번지고 있다.

중국 그림책 작가 아시(阿浠·SNS명 我是阿浠)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오롱스포츠의 광고 ‘후창더수(胡长的树)’가 본인이 2024년 9월 출판한 그림책 ‘숲의 시작(森林的开始)’과 내용적으로 매우 유사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그림책 16개 펼친 페이지 중 9개가 광고와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어 유사 비율이 56.25%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화분을 사람에 비유하는 은유 방식, 깨진 화분에서 새로운 뿌리가 자라는 서사 논리, 핵심이 되는 시각 심볼까지 겹친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SNS에서는 "콘티부터 상징까지 똑같다"는 비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감성 광고' 호평 → 표절 의혹으로 급반전

문제가 된 광고는 코오롱스포츠 중국 법인이 제작한 9분 길이 브랜드 필름이다. 후거가 화분 속 나무와 여정을 떠난 끝에, 억압에서 벗어난 나무가 숲에서 자유롭게 뿌리내리는 과정을 담았다.

공개 직후 '감성적 서사 광고'로 호평을 받았으나, 그림책 작가의 비교 이미지가 퍼지면서 분위기는 단숨에 반전돼 "오마주 수준이 아니라 표절"이라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 현지 매체들이 관련 의혹을 연이어 보도했고 코오롱스포츠 중국 고객센터는 “해당 광고는 독립적으로 창작한 작품이며 제3자 작품을 참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온라인 문제 제기는 상부에 보고했다”고 설명해 당혹감을 드러냈다.

한국 본사 역시 “중국 합작 법인이 진행한 캠페인인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온라인 여론은 “설명이 부족하다”며 광고 중단·사과·배상 등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전문가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 인정되면 저작권 침해 성립"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법적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디어 자체는 법적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서사 구조·핵심 장면·시각적 상징체계 등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경우 중국·한국 모두에서 저작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안이 민사상 분쟁이나 광고 비공개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컬 창작자 커뮤니티에서는 "외국 브랜드가 중국 일러스트와 아이디어를 반복적으로 차용한다"는 불만까지 확산되면서 브랜드 이미지 타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K-아웃도어 성공 사례'에 먹구름... 신뢰도 훼손 우려

코오롱스포츠는 중국 시장에서 대표적인 'K-아웃도어 성공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2006년 중국에 직진출한 이후 2017년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 안타(安踏)와 50대 50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중화권 사업을 재정비하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연 30∼40%의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표절 의혹은 단순한 마케팅 논란을 넘어 K패션 전반의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향후 광고 비공개 여부, 원작자와의 협의, 법적 대응 절차 등 해결 과정에 따라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브랜드를 바라보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패션·유통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창작물 기반 캠페인이 늘어나는 만큼, 사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이디어 검증, 레퍼런스 관리, 제작사와의 저작권 계약 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코오롱스포츠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서 현지 IP를 존중하고 창작 윤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유튜브 '후거' 공식 채널, 샤오훙수, 코오롱스포츠, 4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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