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비핵화 흐름 역주행...중국, 고위력 핵실험 준비 정황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중국의 핵실험장 부활이 의미하는 것
![중국 전승 8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동펑' 미사일[사진=중국CCTV캡처]](https://cdn.ppss.kr/news/photo/202511/275222_86889_2354.jpg)
중국이 핵실험장을 확장하면서 핵실험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위성사진과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중국이 신장웨이우얼자치구 롭누르 핵실험장에서 2020년 이후 핵실험 인프라 확장을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롭누르는 중국이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핵실험장으로 사용한 곳으로, 최근 5년 사이 이 일대에 새로운 갱도와 폭발시험실, 전기 설비가 설치되며 기반시설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지리정보업체 올소스애널리시스는 "두 개의 대형 시추공이 과거 핵실험에 쓰였던 수직갱도의 동쪽에 새로 뚫렸으며, 이는 고위력 핵폭발 실험을 준비하는 작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롭누르 핵실험 단지 북쪽 외곽에서는 소규모 핵실험에 사용되는 수평 터널이 건설 중인 모습이 위성사진에서 포착됐다.
올소스애널리시스의 레니 바비어즈 부사장은 "수평 터널은 10kt 이하의 저위력 핵실험, 수직갱도는 더 큰 위력의 핵실험에 사용돼 왔다"며 "지난 5년간 롭누르의 전반적인 핵실험 능력이 극적으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본격 강화하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약 6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이후 매년 약 100개씩 핵탄두를 늘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의 3천700개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치다.
자오퉁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주요 핵강국 중 핵실험 횟수가 가장 적어 경험적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중국이 임계치 미만 또는 아주 낮은 위력의 임계치 초과 실험을 수행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은 1996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돼 핵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임계치 미만의 실험만을 허용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비준하지 않았으며, 러시아는 2023년 비준을 철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을 제외한 국가들은 핵폭발 실험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하루 전,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시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핵무기 실험 재개를 명령했다.
중국은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의 관련 협상 제안은 거절해왔다. WP는 "중국은 지난해 7월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에 반발해 비확산 협상을 중단했고, 올해 9월에는 미국, 러시아와의 비핵화 협상 참여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