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한옥비엔날레 5만 결실…우승희표 ‘머무는 관광’ 지역경제 ‘훈풍

달빛 아래 한옥’ 주제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 호평…한복패션쇼·전통혼례 등 볼거리 풍성 

전남 영암군이 야심 차게 준비한 ‘2025 대한민국 한옥문화 비엔날레’가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16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단순히 한옥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달빛’을 테마로 한 야간 콘텐츠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해 5만여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우승희 영암군수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머무르는 관광, 살아있는 로컬 콘텐츠’라는 관광 정책이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암군 목재문화체험장과 구림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는 ‘집은집 : 달빛 아래 한옥’을 주제로 열렸다. 가을 월출산의 정취와 고즈넉한 한옥의 조화 속에 영암군민 3만 명과 외부 관광객 2만 명이 다녀가며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황옥선 무용수의 춤사위로 시작된 ‘한복패션쇼’  /사진제공=영암군
황옥선 무용수의 춤사위로 시작된 ‘한복패션쇼’ /사진제공=영암군

행사의 서막은 1일,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화려하게 올랐다. 특히 황옥선 무용수의 춤사위로 시작된 ‘한복패션쇼’는 압권이었다. 25명의 시니어 모델이 등장해 속옷부터 색동, 사계절, 왕실 의복까지 다채로운 한복의 미(美)를 뽐내며 목재문화체험장 광장을 런웨이로 변모시켰다. 이는 전통의 깊이를 세련되게 재해석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주제 전시관에서는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고전회화 해피니스’를 비롯해 이혜숙, 하지혜 작가 등 27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한옥을 단순 주거 공간에서 ‘문화 예술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숨, 삶, 쉼으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또한 월출관에서 진행된 고영 명장의 다례 체험과 성향예술단의 25현 가야금 공연은 영암의 멋과 맛을 오감으로 느끼게 했다.

지역 예술가들의 참여도 빛났다. ‘지역작가 아틀리에’ 프로그램에는 김미희(한지공예), 강정숙(민화), 고영(한복) 작가 등 영암 군서면을 대표하는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해 축제의 진정성을 더했다. 물레 체험, 자개 키링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는 860여 명의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실제 거행된 ‘전통혼례’였다. 지난 9일, 베트남에서 약혼 후 10여 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김정희·쩐티미린 부부의 사연은 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백마와 꽃가마가 등장한 이 날 혼례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하객이 되어 축하를 나누는 화합의 장이 되었다.

지난 9일, 베트남에서 약혼 후 10여 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김정희·쩐티미린 부부의 사연은 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사진제공=영암군
지난 9일, 베트남에서 약혼 후 10여 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김정희·쩐티미린 부부의 사연은 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사진제공=영암군

학술적 깊이도 놓치지 않았다. 15일 열린 국제학술포럼에서는 동아시아 전통 주거 문화를 주제로 한옥의 미래 가치와 인문학적 연결 고리를 모색하며 비엔날레의 격을 높였다.

무엇보다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성과는 우승희 군수가 추진해 온 ‘체류형 관광 생태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행사 기간 구림한옥스테이의 ‘K-한옥문화체험’은 물론 인근 한옥 펜션과 맛집들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스쳐 지나가는 관광이 아닌, 영암에서 먹고 자고 즐기는 관광 패턴이 정착되면서 지역 상권에도 훈풍이 불었다. 이는 영암의 고유 자원인 한옥과 문화를 결합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군의 전략이 적중했음을 보여준다.

신환종 도시디자인과장은 “지역민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2027년 비엔날레 준비를 위한 공모전과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해, 지역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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