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중복상장 논란 재점화 … 소액주주 “지주사 껍데기 된다” 집단 반발

지주사 가치 훼손 우려 커져
LS, 장기 주주가치 강조 반박

LS그룹이 세계 1위 권선 기업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중복상장이며 지주사 가치가 훼손된다”며 상장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그룹 측은 “설비투자 재원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커진다”며 맞서고 있다.

LS그룹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 LS용산타워에서 에식스솔루션즈 IPO 관련 주주설명회를 열고 상장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했다.

LS 측은 “전기차·변압기용 특수 권선 사업에 향후 4000억~5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며 “그룹의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고 자회사의 성장을 위한 가장 현실적 수단이 IPO”라고 주장했다.

이태호 L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가가 빠진다는 것은 낭설”이라며 “상장 추진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설명회 현장에서 나온 주주들의 반발은 거셌다.

참석자들은 “이번이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LS전선·LS MnM 등 주요 자회사까지 연쇄 상장하는 것 아니냐”며 “지주사(㈜LS)의 주식은 알맹이가 빠져나가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중복상장은 특정 사업부 또는 비상장 자회사가 별도로 상장되며, 기존 모회사 가치가 희석되는 전형적 구조라는 점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우려가 크다.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는 LS의 중복상장을 “미래 훔치기”라고 규정했다.

에식스솔루션즈가 테슬라·토요타 등 글로벌 업체에 특수 권선을 공급하며 지난해 3조 4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1위 권선 기업이라는 점에서 미래 성장성이 높은 핵심 사업 자산이 모회사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비판이다.

액트를 통한 중복상장 반대 서명에는 12일 기준 853명(지분 0.75%, 약 478억 원 규모)의 소액주주가 참여했다.

이에 대해 LS 측은 “이번 사례는 과거 논란이 됐던 ‘물적분할 후 상장’과 다르다”며 “나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재상장하는 구조로 기존 주주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장비 산업 특성상 조 단위 설비투자가 한 번에 이뤄져야 하며, 차입으로 조달할 경우 이자 부담이 커 주주 몫의 이익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상장 추진을 ‘대기업발 중복상장 1호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한 이후 나오는 첫 대기업 계열사 상장이라는 점에서 향후 법적·제도적 판단의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 방문 시 “알맹이가 빠진 주식을 누가 신뢰하고 사겠느냐”며 중복상장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말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던 일도 여전히 회자된다.

한국거래소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예비심사 건을 중복상장 사례로 보고 일반보다 엄격한 심사에 돌입했다.

외국계 기업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심사기한을 일반 45영업일보다 긴 65영업일로 설정했으며, 최종 기한은 내년 2월 10일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복상장 논란이 있는 만큼 보다 철저한 심사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LS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로 ‘알짜 자산 분산’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며 국내 기업지배구조 및 밸류업 정책 기조와 충돌하는 모양새다.

한편 소액주주들의 반대는 계속 확대되고 있어 LS그룹의 IPO 강행 여부가 향후 시장 신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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