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부터 반도체까지 그룹 수요 집중, 외부 매출 확대엔 '현실 장벽'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가동 앞둔 삼성SDS... 내부 매출 80%의 경고등
구미 1공장 리모델링, 보안·비용 절감 효과 노려도 외부 고객 확보는 난망

삼성그룹이 450조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SDS가 경북 구미에 구축할 대규모 AI 데이터센터(AIDC)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이번 투자 역시 삼성 계열사 중심의 활용이 불가피해 삼성SDS의 만성적인 내부거래 의존도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구미 1공장, AI 인프라 전용 거점으로 재탄생
삼성SDS는 2028년까지 삼성전자 경북 구미 1공장을 AI 데이터센터로 리모델링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일부 부지를 지난해 215억 원에 매입한 뒤, 고성능 전력·냉각 인프라를 갖춘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재구축하는 방식이다.
삼성그룹 내부의 AI 연산 수요를 자체 인프라로 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갤럭시 AI부터 스마트가전, 반도체 설계 등 그룹 전반의 AI 역량을 내부에서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AI 연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최소화하고 외부 클라우드에 지급하던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그러나 외부 고객 확대에는 현실적 한계가 지적된다.
대기업이 삼성SDS 데이터센터를 이용할 경우 자사 내부 연산·데이터가 삼성 계열과 공유될 가능성이 있어 기피 요인이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소기업 중심의 제한적 고객 확보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내부거래 비중 80%대…AIDC 가동 시 ‘의존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
삼성SDS는 내부거래 비중이 80%를 웃도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13조8천억 원 중 특수관계인 매출이 11조1천억 원으로 80.3%를 차지했다. 2023년에는 86.5%, 2022년에는 80.6%로 최근 3년간 내부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다.
업계는 구미 AIDC가 사실상 삼성전자와 계열사의 AI 연산을 처리하기 위한 설비인 만큼 내부거래 비중이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가 글로벌 AI 서비스 시장에 공급할 만한 외부 사업 포트폴리오가 충분히 확장되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글로벌 협업 확대에도 “해외 사업 부재” 지적
삼성SDS는 그룹 전산실 역할을 벗어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클라우드–AI–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AI 풀스택 전략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기 위해 오픈AI와의 협력도 강화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에 참여하며 설계 및 운영을 맡기로 하는 등 외부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 국내 최초 리셀러 자격을 확보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그럼에도 업계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한 전직 SI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SDS는 이미 내부거래 비중이 구조적으로 굳어져 해외 사업 기반도 미약하다”며 “삼성전자 의존도가 워낙 높아 단기간에 외부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