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굳은 믿음이 있었다. 그것은 ‘인맥보다 치맥’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치맥을 함께 즐기던 친구가 어느 날 치킨, 아니 고기를 입에 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인맥도 치맥도 잃어버린 마시즘은 외쳤다.
아니 대체 비건(Vegan)이 뭐길래!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18년 기준 약 150만 명 정도로 추산이 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약 15만 명이었는데 10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채식하는 것을 넘어 육식 위주의 식품들을 채식으로 변화시킨다. 음료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음료는 고기 맛이 없는데?
오늘 마시즘은 떠오르는 트렌드인 ‘비건’ 그리고 ‘비건 음료’에 관한 이야기다.
내 몸과 환경을 지킨다, 채식주의자의 탄생

하지만 ‘비건’이라는 말을 만든 사람은 영국의 채식 운동가 ‘도널드 왓슨’이다. 그는 채식주의자(Vegerarian)의 스펠링 중 앞의 세 글자 ‘Veg’와 뒤의 두 글자 ‘an’을 따서 비건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그가 1944년 창간한 계간지 ‘비건 뉴스’가 오늘날 비건의 시초가 되었다.

이렇듯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새로워지는 대중에 맞춰 시장이 변하기 시작했다.
음료가 모두 비건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전통적으로 술을 양조할 때 침전물을 걸러서 깨끗하게 만드는 것 ‘청징제’라는 것이 사용된다. 이것은 물고기의 부레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동물이 사용되는 것이다. 기네스의 경우는 부레풀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며 256년 만에 양조 방법을 바꾸게 되었다.

현대적 양조 방법을 적용한 브랜드들은 ‘부레풀’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산 미구엘 맥주의 경우는 부레풀은 사용하지 않지만 비건이라고 불리지 않는다. 산 미구엘에서 스페인 투우 경기를 후원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브랜드의 활동 때문에 ‘비건’으로 인정받지 않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단순히 건강이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건 이슈가 가장 뜨겁다, 마시즘이 마셔본 비건 음료 5
비건 이슈가 가장 뜨거운 음료 분야가 있다. 그것은 ‘우유’다. 소의 젖에서 나온 우유는 비건들이 찾지 않는 식품이다(물론 채식의 단계에 따라 우유를 마시는 부류도 존재한다). 하지만 딱히 비건이 아니더라도 우유를 못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유당불내증’을 가진 이들이다. 이들은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을 찾았고, 식물성 우유에서 그 답을 찾게 되었다.
유당불내증 그리고 비거니즘의 바람을 타고 식물성 우유(대체유) 시장은 날로 커져 간다. 이쪽에 뿌리 깊은 나무인 베지밀이 있지만 비건 입장에서는 동물에서 유래한 첨가물(비타민D)이 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없다는 것. 이 틈을 타고 여러 제품이 ‘비건우유’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기존 두유와 달리 ‘비건 음료’들이 다른 것은 무엇일까? 음료의 특성은 비슷하지만 눈에 띄는 차이점들이 조금 있다. 이전까지의 식물성 음료의 느낌이 원료를 느낄 수 있게 무거운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언제든지 마실 수 있게 질감이 가벼워졌다는 것. 그리고 패키지 한편에 비건 마크를 달고 다닌다는 것이다.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이렇다.
1. 아몬드 브리즈



소비자가 요구하면 시장은 달라지고 세상도 변한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채식을 실천하겠다’는 소비자의 다짐에 시장이 응답한다. 스타벅스는 오래전부터 가능한 메뉴에 한해 우유 대신 ‘두유’를 선택하는 옵션을 내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도 디저트로 ‘비건 디저트’를 내놓는다. 음료를 벗어나면 라면이나 햄버거 등 절대 비건이 될 수 없어 보이던 식품들도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진다. 환경을 위해 치맥을 포기한 나의 친구처럼 말이다.
개인의 건강을 넘어 세상을 바꾸기 위한 가치가 되어버린 ‘비거니즘’은 어디까지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분명 모든 사람이 비건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해 육식을 조절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는 것 자체가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
원문: 마시즘
참고 문헌
- 강동완, 「웅진식품, 100% 식물성 비건 쌀음료 ‘아침햇살 미유’ 새로 나왔어요」, 머니S, 2021.5.20.
- 김보현, 「비건을 비건이라 하지 못하고… 주류업계 ‘비건 인증’ 안 하는 까닭」, 비즈한국, 2021.6.9.
- 동효정, 「‘가치소비’ 증가에 커지는 비건 시장」, 스포츠서울, 2020.11.16.
- 유슬기, 「비거니즘의 모든 것 10문 10답」, 탑클래스, 2021.5.
- 육성연, 「‘비건 아몬드음료 ·비건 간식’ 가볍게 즐기는 ‘비건 인증’ 식품 주목」, 리얼푸드, 2021.3.31.
- 이예지, 「카페에서도 비건, 지구를 위한 선택」, Allure, 2021.4.30.
- 「요즘 대세인 ‘비건 라이프’ 채식주의자가 추천하는 음료」, 데일리푸드, 2019.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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