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고 나아가는 위스키
그것이 ‘조니워커’다
영화배우 정재영은 새해에 동료들에게 ‘조니워커’를 선물한다고 한다. 조니워커라는 이름과 로고에 그려진 이미지처럼 ‘앞으로 계속 나아가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렇게 조니워커는 사람들에게 성공과 롱런의 상징이 된 위스키가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아, 나도 조니워커 선물해 줄 친구 없나?

…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조니워커가 마시즘에게 들어왔다. 조니워커, 기네스 맥주를 만드는 ‘디아지오’에서 영상을 만들어 달라며 조니워커 시리즈를 보내주었다. 그런데 이 많은 조니워커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게 뭐냐고? 당연히 조니워커 블…
…랙이다. 조니워커 블랙이 최고야!
컬러별로 맛이 다른 조니워커의 세계

- 위스키 병이 혼자 각진 네모다
- 라벨을 똑바로 붙이지 않고 20도 꺾어서 붙여놨다
- 색깔로 위스키 제품을 구분한다
무엇보다 색깔별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게 재미있는 위스키다. 화이트(현재는 없어짐), 레드, 블랙으로 시작하여 그린, 골드, 블루까지… 단순히 숙성 연수가 아닌 색깔로 위스키를 구분한 덕분에 맛의 우위라기보다는 어떤 컬러가 내 취향이냐에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할까?
값이 비싼 만큼 마신 후에 엄청난 향과 여운을 남기는 ‘조니워커 블루’, 싱글몰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을 법한 몰트위스키만을 블렌딩 한 ‘조니워커 그린’이 있지만.

그럼에도 딱 하나를 고르자면 역시 ‘조니워커 블랙’이다. 4만원 내외의 입문용 위스키로 알려졌지만, 위스키에 400만원은 더 쓰고 취향이 강해져서 돌아와도 괜찮은 위스키다. 오죽하면 이런 격언이 있을 정도다.
돌고 돌아 조니워커 블랙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느껴졌던 향은 훈제를 한 요리에서 나오는 스모키한 향, 더 크게 보자면 ‘피트’라고 하는 위스키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특유의 향이었다. 쌀국수로 따지자면 ‘고수’ 같은 것이다. 처음에 싫어할 수 있는데 나중에는 이 피트함만 쫓아다닐 수 있다(그게 나다).

조니워커를 즐기는 여러 가지 방법
위스키 가격대에서는 제법 부담 없는 값, 하지만 그렇지 않은 완성도의 위스키. 조니워커 블랙은 그냥 마시기도 괜찮지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기 좋은 위스키다. 어느 쪽으로도 변화 가능한, 포켓몬스터로 치면 이브이 같은 존재다.
A. 온더락


조니워커 블랙은 음식과 함께 먹기에도 좋은 위스키다. 스모키한 맛을 배가시켜 주는 ‘훈제 베이컨’이나 ‘직화로 구운 고기’와 함께 먹어도 좋다. 요즘 같은 겨울이면 짭짤한 ‘굴’과 함께 먹어도 좋고(스코틀랜드에 온 것만 같은 느낌), 아예 배달의 민족을 켜서 매운 요리와 먹으면 스모키 한 조니워커 블랙과 매운 음식이 서로를 살려준다(한국에 최적화된 느낌).
E. 특성 진화
연말연시에 조니워커를 마시는 이유
무언가를 기념할 때 좋은 술을 마시는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술잔을 보며 감상에 빠지고, 또 술에 담긴 이야기들을 서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하지만 균형 잡힌, 또 오랜 역사를 지녔음에도 세련된 조니워커를 연말연시에 마시는 이유는 그런 것이 아닐까?
당신의 수고한 한 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한 해를 기념해 줄 음료가 궁금해진다. 새해에도 우리는 많이, 또 즐겁게 음료 생활을 할 테니까.
번외 : 조니워커 컬러별 느낌은?
앞서 말했지만 조니워커는 컬러별로 맛과 느낌이 다르다.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퍼스널 조니워커 컬러가 있다고 믿는 편이다.
가져온 조니워커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거의 조니워커계의 궁예라고 불러도 좋다. 조니워커를 들고 온 친구들을 볼 때마다 아래처럼 말했기 때문이다.
- 조니워커 레드 : 아… 님 위스키는 처음이구나!
- 조니워커 블론드 : 하이볼 좋아하시죠! 무조건 하이볼파시네!
- 조니워커 블랙 : 당신은 초보인가, 고인물 아니 석유인가…
- 조니워커 블랙 셰리 피니시 : 옵션을 꼼꼼히 따지는 분이시군요
- 조니워커 그린 : 그린을 사? 위붕이, 아니 싱글몰트 매니아가 분명하군요
- 조니워커 골드 리저브 : 특이하게 마시는 거 좋아하시죠(냉동실에 보관해야 함)
- 조니워커 18년 : 부자거나, 아빠의 찬장을 … 턴… 것은…
- 조니워커 블루 : 친구 하자, 언제 깔 거야? 아무튼 친구 하자, 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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