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진예술, '혼불'로 타오르다… 정체성과 기억을 사진에 묻다

잊혀진 한국인의 정신… 사진으로 되살리다
혼불 주제로 열리는 2025 부산국제사진제, 국내외 158명 작가 참여
정정회, 한효진, 청년작가전 등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실험 무대

 

 

한국 사진예술의 정체성과 시대정신을 다층적으로 조명하는 2025 부산국제사진제가 열린다.

2025 부산국제사진제가 ‘혼 불, 꺼지지 않는 불꽃’을 주제로 24일부터 10월 23일까지 부산 F1963 석천홀, 스페이스 원지, 학장공단 일산수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사진제는 과거의 기억과 고유한 문화, 그리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현대적 시선으로 되짚으며,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과 공동체적 가치 회복에 방점을 둔다.

예술감독 이일우는 "‘혼불’은 대한민국이 지닌 고유한 문화와 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이며, 우리의 몸과 마음이 이야기하는 본연의 ‘울림’"이라고 밝히며, 사진을 통해 "인간 존엄과 공동체를 위한 돌아봄"을 시도한다고 강조했다

주제전 〈혼 불, 심연의 빛〉은 큐레이터 이정은, 기획조직위원장 김천식 준비위원장 이나겸 , 권순관, 김우영, 박진하, 성남훈, 양재문, 우창원, 이갑철, 이선주, 이완교, 이종만, 장숙, 조소희, 한정식, 황규태 등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각각의 작업을 통해 개인의 기억, 시대의 상처, 자연과 인간의 관계,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탐색을 사진적 언어로 풀어낸다.

 

권순관은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을 기록하며 집단적 망각을 환기하고, 김우영은 돌을 통해 인간 존재의 초월성과 관조를 표현했다. 박진하는 적외선 기술을 활용한 설악산 연작으로 감각의 경계를 넓히고, 성남훈은 제주의 굿과 신당 등을 통해 역사적 상흔을 시각화했다. 양재문은 전통 춤의 ‘한’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우창원은 마스크를 활용한 명상적 초상으로 내면의 사유를 유도한다.

이밖에도 한정식의 불교적 사유, 황규태의 에너지와 태양의 재해석, 조소희의 사회적 애도 작업, 장숙의 노년의 육체를 통한 존재 성찰, 이종만의 자연 예찬, 이선주의 일상 오브제를 통한 정서 환기 등 작품들은 다양한 시선을 통해 '혼불'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청년작가를 조명하는 국제청년작가전 〈Under the Skin: 열과 막〉은 학장공단 일산수지에서 열린다. 손창안, 이재균의 공동기획 아래 곽동경, 권하형, 김유나, 김효연, 신정식, 윤아미, 이재균, 최원교 등 국내 작가와 함께, 대만, 일본, 독일, 오스트리아 등 해외 작가들이 도시와 사회, 개인 간 관계의 균열과 재구성을 사진으로 풀어낸다. 산업화의 흔적, 도시 기억, 개인의 몸과 심리, 역사적 사건과 공간의 관계를 다양한 매체와 시선으로 재구성한 전시다.

또한 국제공모전 〈혼이 있는 바다〉에서는 17개국 158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바다와 인간, 생태와 삶의 관계를 조명한다. 바다를 감성적 공간이자 존재의 거울로 삼아, 감정과 기억, 자연의 순환을 담아낸 이미지들이 ‘혼불’의 주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별전으로는 1960~70년대 한국 영화의 정서를 담은 〈은막의 스타〉,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정정회 사진가의 초대전 〈아 옛날이여〉, 2024 포트폴리오 리뷰 최우수 작가 한효진의 ‘자매’ 시리즈 등이 펼쳐진다. 이들은 한국인의 일상과 정서, 관계의 기억을 진중하고 서정적인 시선으로 되살린다.

또한 캐논코리아가 지원하는 〈Canon Masters 특별전〉에서는 강영호, 김용호, 이종렬, 장민승 작가가 참여해 셀프포트레이트, 생태 기록, 상징적 인물 초상, 물성 실험 등 다양한 사진 미학을 보여준다. 후지필름이 주최한 〈Fujifilm GFX Challenge〉 선정작가전에서는 박신우, 오정훈, 윤석준, 이다슬의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시선이 펼쳐진다.

이외에도 해외 주요 큐레이터들과의 포트폴리오 리뷰 프로그램, 관객 참여형 투어, 마스터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 등도 함께 진행된다. 특히 이탈리아, 독일, 일본, 대만 등에서 초청된 큐레이터들은 한국 작가와 국제 무대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2025 부산국제사진제는 시대의 혼과 문화의 불꽃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는 다양한 시도와 실험으로, 한국 사진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사진=부산국제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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