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의 첫 명절 선물은 한낱 기념품에 담길 수 없는 의미를 지닌다.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과 국정 철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이자, 국민에게 보내는 첫인사이기 때문이다.
2025년, 취임 후 첫 추석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각계각층에 전달한 선물 꾸러미에는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한 그의 비전과 약속이 뚜렷하게 담겨있었다.

이번 추석 선물이 가장 먼저 주목받는 지점은 선물을 받는 ‘대상’의 확장이다. 관례적인 국가 주요 인사, 호국영웅, 사회적 배려 계층을 넘어, ‘산업재해 희생자 유가족’과 ‘재난·재해 피해 유가족’이 명단에 포함되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픈 그늘을 외면하지 않고, 국가가 함께 슬픔을 나누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다 스러져간 노동자들의 가족을 위로한 것은,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철학을 명확히 보여준다.
화려한 성과 뒤에 가려진 평범한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국민 통합의 진정한 첫걸음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선물 세트의 구성품 하나하나에도 깊은 뜻이 배어있다. 특별 제작된 ‘대통령 탁상시계’는 “대통령의 1시간은 온 국민의 5,200만 시간과 같다”는 문구를 통해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의 무게와 책임을 각인시킨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1분 1초를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절박한 다짐이 담긴 상징물이다.

‘8도 수산물’은 미래를 향한 비전을 담았다. 인천의 보리새우, 충남의 김, 전남의 김, 제주의 톳, 부산의 다시마, 경북의 건오징어, 강원의 돌미역 등 전국 각지의 바다 특산물을 한데 모은 것은 기계적인 지역 구색 맞추기를 넘어선다. ‘북극항로 시대’라는 새로운 기회의 바다를 맞아, 삼면의 바다를 토대로 ‘세계로 뻗어가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해양 국가로서의 포부와 미래 전략을 상징한다.
선물 꾸러미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경북 의성에서 재배된 ‘우리 쌀’이다. 의성은 지난 3월, 초대형 산불로 큰 고통을 겪은 지역이다. 이곳의 쌀을 선택한 것은 재난으로 상처 입은 국민을 온 국민과 함께 위로하고, 피해 지역의 완전한 회복을 국가가 끝까지 응원하겠다는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다. 가장 큰 아픔을 겪은 땅에서 다시 피어난 희망의 쌀알을 나누며, 공동체의 회복과 연대의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물과 함께 보낸 메시지에서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첫 추석 선물은 이 메시지를 구체적인 상징물로 풀어낸 청사진과 같다. 소외된 이들을 먼저 보듬는 ‘통합’, 국민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책임’, 세계로 뻗어가는 ‘미래’, 그리고 아픔을 함께 치유하는 ‘위로’. 이 네 가지 키워드는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5년간 국민과 함께 만들어갈 대한민국의 모습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pp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