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전시, 방문 일정은 이렇게 잡자
졸업전시 복장, 어떻게 입는 게 좋을까?

(PPSS 양진희 인턴기자) 전시장에 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평생 미술에 대해선 피카소 정도밖에 몰랐던 A는 사촌의 졸업전시에 초대받고 당황했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선물은 준비해야 하는지, 검색을 해봐도 “와주기만 해도 고마웠다”는 후기뿐이었다.
A처럼 졸업전시를 처음 찾는 이들은 대부분 비슷한 고민에 빠진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관람을 시작하고,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매년 가을, 이맘때쯤이면 전국 미술대학에서는 어김없이 졸업전시가 시작된다.

지난 10월 17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식 학생회 ‘바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11개 학과의 졸업전시 일정을 공지하며 본격적인 졸업전시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일반적으로 대학 미술대학의 졸업전시는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이어지며, 학생들은 졸업전시위원회가 제작한 포스터와 온라인 초대장을 SNS에 공유하며 자신의 전시를 알린다.
전시 문화는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방문객 500만 명을 기록했고, 국립현대미술관은 LG와 함께 대규모 아트 콘서트를 여는 등 예술 행사의 외연도 넓어졌다. 그러나 “최근 전시 보러 간 적 있냐”는 질문에 “글쎄, 잘 모르겠다”는 대답은 여전히 많다.
전시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관람 방법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졸업전시처럼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전시일수록 ‘관람 매너’를 고민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졸업 전시'장을 처음 찾는 이들을 위해, 기본적인 관람 흐름과 에티켓을 차근히 짚어본다.
1. 졸업전시 감상하기 전에 준비해야할 것
졸업전시를 초대받았다면

졸업전시 일정은 각 학교 또는 학과의 공식 포스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 대학교 졸업전시’ 등의 키워드로 SNS에서 검색하면 해당 학과나 전시 주최 측의 공식 계정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졸업전시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졸전위원회로부터 포스터 원본을 제공받기 때문에, 초대가 필요한 경우 이를 전달하며 전시에 초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전시는 온라인 초대장을 따로 제작하기도 하는데, 이 초대장에는 전시 장소와 일정, 오프닝 파티 유무, 파티 참석 여부 확인, 연계 프로그램 등의 구체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졸업전시에 초대받았다면, 몇 월 며칠 몇 시에 방문할 예정인지 미리 초대한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작가는 자신의 전시에 찾아온 지인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하지만, 자리를 비운 사이 방문자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초대를 직접 받지 않았더라도 전시를 방문하고 싶다면, “○월 ○일 ○시에 갈 예정인데 혹시 자리에 있을지”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것도 괜찮다. 이때 중요한 건 ‘방문 의사가 있는 시간’을 명확히 말해주는 것이다. 작가는 그 시간에 맞춰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졸업전시 감상 시 복장은?
졸업전시 감상 시 복장은 단정함과 배려를 기본으로 하면 충분하다. 졸업전시라고 해서 특별히 정해진 복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전시나 공연을 관람할 때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단정한 복장과 다른 관람객 및 작가를 배려하는 태도다. 실제로 전시장 안에서 가장 편한 차림을 한 사람이 초대한 작가 본인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다만 졸업전시라는 자리의 성격상, 보다 센스 있는 스타일을 고민하고 싶다면 참고할 만한 몇가지 팁이 있다.

전시 포스터의 키 컬러에 맞춘 포인트
졸업전시에는 보통 전시 기조(콘셉트)가 있다. 전시 포스터나 홍보물에 특정 색상이나 시각적 요소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를 복장에 가볍게 반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포스터 메인 컬러가 파란색이라면, 파란색 머플러나 양말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전시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감각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작품에 닿을 수 있는 부피 큰 가방이나 코트는 피하기
전시 공간의 동선은 협소한 경우가 많고, 설치 작품은 예상보다 가까운 거리에 놓여 있기도 하다. 부피가 큰 외투나 가방은 의도치 않게 작품에 닿거나 관람 흐름을 방해할 수 있으니, 가급적 간편한 차림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강한 향수는 자제하기
최근에는 후각, 촉각 등을 활용한 작품도 늘고 있다. 향수가 강할 경우 후각에 의존하는 설치 작품의 감상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향이 강한 향수나 스프레이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가에게 방문 일정을 알리고, 의상까지 골랐다면 이제 전시장으로 입장할 시간이다. 입장 후 어디서부터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지, 졸업전시장의 공간 구조와 감상 동선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사진=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생회 바다 SNS,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졸업전시 SNS, 본인제공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