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희의 [전시가 끝나고 난 뒤] ① 졸업전시 – 감상할때 알면 좋은것들

오프닝, 꼭 가야할까?
졸업 작품 풍부하게 즐기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2024 졸업전시 야외 포스터. 문헌관 정문에 설치된 모습.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2024 졸업전시 야외 포스터. 문헌관 정문에 설치된 모습.

(PPSS 양진희 인턴기자) 작가에게 미리 알린 방문 일정에 맞춰 졸업전시장을 찾기 위해 A씨는 버스에 올랐다. 전시 오프닝 시간인 오후 2시까지 도착하려 했지만, 도로 앞쪽에서 작은 사고가 나며 도착이 늦어질 상황이 됐다. 혹시 이러다 가족의 졸업전시를 보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밀려온다.

졸업전시 포스터에는 보통 ‘오프닝 일정’이 적혀 있다. 하지만 이 일정에 꼭 맞출 필요는 없다. 오프닝에 방문하는 것이 원칙도, 그렇다고 예외도 아니다. 중요한 건 관람객이 편한 시간에 전시를 감상하러 오는 것이고, 작가와의 소통 여부에 따라 방문 시간을 조율하면 된다.

지금부터 졸업전시장 입구에서부터 출구까지, 감상 전 과정을 차근차근 시뮬레이션해보자.

2. 졸업전시장 입장하기

오프닝에 대하여

전시 오프닝 케이터링 사진, 오프닝 행사때 참석한 관람객들에게 제공된다.
전시 오프닝 케이터링 사진, 오프닝 행사때 참석한 관람객들에게 제공된다.

졸업전시는 짧게는 2일, 길게는 2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은 보통 ‘오프닝’과 ‘일반 관람일’로 나뉘며, 전시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굳이 오프닝 시간에 맞출 필요는 없다.

오프닝은 교수진의 축사와 케이터링 등이 마련된, 1년간 수고한 작가들을 위한 축하의 자리이자 작가와 미술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공식적인 행사다. 작가에게는 분명 특별한 날이지만, 반드시 이때 방문하지 않더라도 전시 감상에는 큰 무리가 없으니 일정에 맞춰 여유롭게 방문해도 괜찮다.

오프닝은 단순한 축하 자리를 넘어 신진 작가들에게는 중요한 기회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여러 갤러리스트들이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각 학교의 졸업전시장을 둘러보며 실제 현장에서 작가에게 말을 걸고 스카우트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인이 누군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 중요한 순간일 수 있으니 잠시 배려하며 다른 작품을 감상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입장하면 바로 인포메이션을 찾자

전시장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그 맞은편의 전시 서문
전시장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그 맞은편의 전시 서문

전시장에 도착하면 입구 근처에 마련된 ‘인포메이션’을 먼저 찾자. 이곳에서 전시 리플렛이나 관련 자료를 받아 지인의 작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시는 공간 배치를 도면 위에 번호로 표시해두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관람이 수월하다.

일부 전시에서는 인포메이션 옆에 방명록이 마련되어 있다. 방문을 기념하거나 작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면, 자신의 이름이나 별명, 짧은 문장을 남겨보자. 졸업전시를 마친 작가들에게는 소중한 기록이 된다.

또한 참여 학생들이 도슨트 역할로 상주하는 경우도 있다. 작가가 자리를 비웠다면, 전시장에서 마주친 학생들에게 작품 설명을 요청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2022 졸업전시 굿즈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2022 졸업전시 굿즈존 

인포메이션 주변에는 전시 기조를 소개한 서문이나 작가 소개가 함께 비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전시를 감상하기 전에, 이번 졸업전시가 어떤 주제로 기획되었는지, 지인은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 간단히 파악해두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체험존이나 굿즈존이 마련된 경우도 있으니, 전시 전에 미리 살펴보거나 관람 후 다시 들러보는 것도 좋은 동선이 된다.

작품 관람 방법

헤드셋을 통해 감상하는 형태의 미디어 작품 사진 (백승윤 작가 제공)
헤드셋을 통해 감상하는 형태의 미디어 작품 사진 (백승윤 작가 제공)

- 주저하지 말고 체험하자

졸업전시 중에는 VR 체험처럼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랙션 아트’ 작품이 많다. 이런 체험형 작품은 관람객의 직접적인 체험이 더해져야 비로소 완성되므로, 부담 없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

방법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작품 옆에 있는 작가에게 물어보자. 대부분 체험형 작품은 작가가 직접 설명을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리에 없을 경우,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 “몇 번 작품을 체험해보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 도와줄 수 있는 스태프가 안내해줄 것이다

- 방명록을 작성해주자

적게는 10명, 많게는 100명 이상이 함께 전시하는 졸업전시 특성상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 옆에 관람객이 글을 남길 수 있도록 자신만의 방명록과 펜을 마련해두는 경우가 많다. 인포메이션 방명록처럼 이름을 남기거나, 간단한 응원 문구를 써주는 것도 작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

- 작가에게 물어보자

졸업전시는 작가의 가족, 친구, 지인,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자리인 만큼, 작가들은 가능한 한 자리를 지키는 편이다.

지인이 아니더라도, 인상 깊었던 작품이 있다면 근처에 있는 작가에게 다가가 작품 설명을 요청해보자. 관람객의 관심은 작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작품 관람시 주의사항

전시된 작품을 만지지 말라는 경고 사진
전시된 작품을 만지지 말라는 경고 사진

- 체험 작품은 배려하며 즐기자

관람객이 많은 체험형 작품은 대기 시간이 생기기도 한다. 자신의 순서가 끝났다면, 다음 관람객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이 좋다.

- 작품을 훼손했다면 바로 작가나 인포메이션에 알리자

실수로 작품을 손상시켰다면 당황하지 말고 곧바로 작가나 인포메이션에 알리자. 대부분의 작가들은 전공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훼손된 작품을 그대로 두면, 작가에게는 전시 기간 내내 손상된 작업을 내걸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작품 특성에 따라 수리가 어려운 경우도 있으니, 가능한 빠르게 상황을 공유하고 필요시 작가와 적절한 보상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좋다.

- 함부로 작품을 평가하지 말자

전시장은 잘했는지를 평가받는 시험장이 아니라, 작가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하고, 관람객은 그 의미를 이해하고 느끼는 ‘소통의 공간’이다.

졸업작품은 수년간의 학습과 고민이 담긴 결과물인 만큼,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는지에 귀 기울이며 관람하는 태도는 이제 막 작업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작가에게 큰 응원이 된다.

서리풀 청년아트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 
서리풀 청년아트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 

졸업전시 시리즈 다음 이야기의 주제는 졸업전시 관람객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 바로 '작가에게 어떤 선물을 주면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대중적인 꽃다발부터 깜짝 이벤트까지, 작가들이 정말 원하는 졸업전시 선물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사진=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졸업전시 SNS, 홍익대학교 전시기획소모임 데클 SNS, 백승윤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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