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전시 선물로는 뭐가 좋을까?
졸업전시 선물 전달시 꿀팁

(PPSS 양진희 인턴기자) A씨는 사촌동생의 졸업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전시장을 찾았다. 어렵사리 시간을 내 도착했지만, 막상 사촌은 급한 일로 자리를 비운 상태.
어떻게 꽃을 전달해야 할지 몰라 전시장을 꽃다발을 든 채 세 바퀴쯤 돌았다. 팔이 아파 가만히 서서 전시장 주위를 둘러보니, 비슷하게 손에 선물을 들고 어색하게 서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졸업식 못지않게 뜻깊은 자리인 졸업전시. 그 자리를 축하하고 싶은 마음에 꽃, 선물, 편지 등을 준비해 가는 경우가 많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선물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헤매거나, 전시 동선 방해를 이유로 작품 근처에 선물 두는 걸 금지한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작가 본인은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정말 어떤 선물이 가장 반가울까?

졸업전시 선물로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졸업전시를 앞뒀거나 경험한 홍익대학교 미대 학생 42명을 대상으로 직접 투표를 진행해봤다. 그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건 ‘방문만 해줘도 감사하다’는 응답이었다. 총 16표(3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2위는 ‘편지’(15표, 36%), 3위는 ‘현수막’(7표, 17%), 4위는 ‘꽃다발’(4표, 10%) 순이었다.
이처럼 많은 미대생들이 직접 말하는 최고의 선물은 화려한 선물보다 '마음'이 담긴 것들이었다. 먼 길을 와서 전시를 봐주는 것, 진심어린 편지를 건네는 것 등. 작지만 정성이 담긴 응원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된다.
졸업전시 선물 아이디어

졸업전시라는 특별한 순간에 맞춰 미술대학 선후배들 사이에서는 종종 '기억에 오래 남을 선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차○○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21학번)
“정말 사랑하는 친구들이 졸업전시를 하는 거라, 뭔가 잊지 못할 이벤트를 해주고 싶었어요. 매일 밤 동기들이랑 몰래 모여 졸업전시 포스터에 있는 이미지로 코스튬을 만들고, 전시 당일엔 친구들에게 복권을 한 장씩 나눠줬죠.”
예상치 못한 단체 코스튬과 깜짝 복권 선물은 그날 졸업전시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화사하게 만들었다. 축하의 마음이 센스로 더해진 이 이벤트는, 졸업전시를 준비하며 지친 친구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줬다.
이처럼 졸업전시 선물은 꼭 꽃이나 케이크처럼 ‘정해진 것’일 필요는 없다. 작가를 향한 진심이 담겨 있다면, 조금 유쾌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축하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오래도록 남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졸업전시 선물 꿀팁

- 작가가 선물을 계속 거절할 경우
1년 동안 고생한 지인을 위해 꼭 무언가 선물하고 싶은 마음. 하지만 정작 작가는 “정말 괜찮아”, “와준 것만으로 충분해”라고 말한다. 이럴 땐 대부분 멀리서 와준 고마움에 미안함과 부담이 섞여 관람객에게 마음의 짐을 주고 싶지 않아 그런 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마음을 존중하면서도 작가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선물이 있다.
바로 SNS 리그램이다.
최근 미술계에서는 작가 개개인의 SNS 노출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졸업전시는 작가가 처음으로 세상에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고, 그 과정과 반응이 작가의 포트폴리오로 기록되기도 한다.
전시장에서 본 지인의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SNS에 작가의 계정 혹은 작품 계정 태그와 함께 업로드해보자. 작가는 이를 다시 리그램하면서 자신의 졸업전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만약 SNS 계정이 없거나 리그램이 어렵다면 정성껏 작품 사진을 촬영해 작가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큰 응원이 된다.

- 졸업전시 선물을 줘야하는데 작가가 없다면?
작품 옆에 선물을 둘 수 있다면 해당 공간에 조심스럽게 놓아두면 된다. 보통 작품 옆에 와인, 꽃다발 등이 놓여 있다면 그 공간은 선물 두는 것이 허용된 경우다.
반면, 작품 옆에 선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전시 동선이나 작품 보호를 이유로 전시장에서 선물을 두는 것을 제한한 경우일 수 있다. 이럴 땐 선물에 이름을 적어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맡기거나, 작가에게 직접 연락해 선물 사진과 함께 전달 사실을 알려주는 방법이 있다.
전시에는 다양한 선물들이 몰리기 때문에 작가가 누구에게 받은 선물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이름을 살짝 적어두거나, 사진과 함께 작가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졸업전시 기간 바쁜 작가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 졸업전시때 피하는 것이 좋은 선물
상할 수 있는 크림케이크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작가가 계속 상주할 수 있을거란 보장이 없고, 크림케이크의 경우 난방이 잘되는 갤러리에서 금방 상해버려 주고 받는 사람 모두 아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작품을 감상할때 피해가 될 수 있는 큰 부피나, 냄새가 나는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여러명이 한번에 졸업전시를 진행하기 때문에 작품과 작품 사이의 간격이 그리 넓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자칫하면 옆 자리의 작가님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졸업전시는 이처럼 단순한 관람을 넘어, 서로의 노력을 응원하고 축하하는 따뜻한 자리이기도 하다. 꼭 정해진 선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꽃다발이든 편지든, 복권이든 코스튬이든, 결국 중요한 건 축하의 마음이 전해지는 방식이다.
이어지는 편에서는 전시 관람을 넘어, 졸업전시를 더 다채롭게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졸업전시 SNS, 개인SN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