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초대형 요구... 대만에 4천억 달러 투자 압박

美, 日·韓 수준의 4천억 달러 대만 투자 요구... TSMC 美 이전 가능성 제기
대만 야권, 실리콘 실드 약화 경고... 관세 인하 맞교환 시나리오 논란

미국이 대만에 4천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대만 언론 중국시보와 자유시보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미국과 대만 간 관세 협상이 최종 조율 단계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이 대만에 대규모 투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대만에 4천억 달러(약 588조원) 규모의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각각 미국에 약속한 3천500억 달러(약 515조원), 5천500억 달러(약 809조원)의 중간 수준이다. 특히 미국이 요구한 투자 금액에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1천650억 달러(약 242조원)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대만 행정원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은 현재 미국과 지속적으로 화상회의, 문서 교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른바 '대만식 모델'을 기반으로 공급망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OTN은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된 품목이 최혜국대우(MFN)를 받을 수 있도록 협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의 우청원 주임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과 미국이 미국 반도체 산업 발전 지원과 관세 인하를 연계하는 문제에서 일치된 인식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우 주임위원은 이어 대만이 자국 반도체 산업 성공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과학단지 건설 경험을 미국 측과 공유할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무역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만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해당 관세가 지난 8월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적용된 '임시 세율'일 뿐이며, 최종 합의에서는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중국시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