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크라 평화 프레임워크 초안 공개… 러시아 입김 논란?

돈바스 양보·병력 축소 등 주요 쟁점 포함
미국 "우크라 입장 반영", 유럽 "러시아 언어 흔적"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프레임워크 초안을 마련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미-우크라 회동에 대한 공동 성명’을 통해 "양국 대표단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측 평화 제안 협의를 위해 회동했고, 그 결과 업데이트되고 정교화된 평화 프레임워크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공동 성명은 "협의가 건설적이고 집중적이며 상호 존중의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고,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 달성에 대한 공동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떠한 향후 합의도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온전히 보장하고,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평화를 담보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향후 며칠 간 해당 프레임워크를 집중 논의하고, 유럽 파트너들과도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평화 프레임워크의 최종 결정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내릴 예정이다.

루비오 장관은 제네바 현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26개 혹은 28개 항으로 구성된 문서에서 아직 열려 있는 쟁점을 좁히는 것이 이번 협상의 목적이었고, 오늘 매우 상당한 수준으로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세부 사항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다시는 침공이나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미국 대표단과의 첫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중요한 것은 미국 대표단과 대화가 진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팀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평화 프레임워크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군 병력을 60만명 규모로 축소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은 금지하되 미국과 유럽이 제공하는 집단방위 장치를 포함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유럽 측은 러시아 입장이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화 프레임워크 작성 주체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무소속 앵거스 킹 연방 상원의원은 “이 문서는 러시아와 광범위한 협의 끝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공화당 마이크 라운즈 의원과 함께 루비오 장관이 상원의원들과의 통화에서 ‘러시아 작성설’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명백한 허위"라며 "프레임워크는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루비오 장관도 "문서는 미국이 작성한 것이며, 러시아의 의견을 바탕으로 하되 우크라이나의 입장도 반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킹 의원은 해당 문서가 러시아의 불법 침략에 보상을 주는 방식이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건 몹스 미국안전안보연구소(CASS) 소장은 문서에 러시아식 표현이 사용됐다는 점을 근거로 "이 문서는 처음부터 영어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 러시아어로 작성돼 번역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폴란드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도 "이 계획의 작성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언급하며 문서의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서의 최종 제안 여부에 대해서도 "내 최종 제안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협상 과정에서 수정될 여지를 내비쳤다.

현재 평화 프레임워크의 구체적 방향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양국의 대통령에 의해 결정될 예정이며, 국제사회의 관심은 문서의 실질적 내용과 작성 경위, 그리고 수정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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