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신 칼럼] 주를 찾기에 갈급한 영혼

대한예수교장로회 (계신총회) 복용교회 담임목사 김희신

2025년이 이제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추수감사주일에 우리는 한 해 동안 우리를 지키시고 공급하시고, 가정과 교회를 붙들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돌아보며 감사의 예배와 찬양을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들, 응답되지 않은 기도 제목들, 말 못할 상처와 염려들 때문에 마음이 메마르고 공허할 때가 있습니다. 감사는 드렸지만, 영혼은 여전히 목마를 수 있습니다.

시편 42편은 바로 이런 영혼의 상태를 솔직히 고백하는 말씀입니다. 시인은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라고 고백하며, 형편 때문이 아니라 주님을 찾지 못하는 것 때문에 갈급하다고 말합니다. 한 해의 끝자락, 추수감사주일 다음 주일을 맞은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너는 올 한 해 무엇을 가장 갈급해하며 살았느냐, 남은 시간은 무엇을 가장 갈망하며 살겠느냐?”

성도의 가장 깊은 갈증은 하나님 부재의 갈증임

시인은 목마른 사슴처럼 자기 영혼이 주님을 찾기에 갈급하다고 고백합니다. 성도의 가장 깊은 갈증은 단순히 형편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는 데서 오는 갈증입니다. 겉으로는 건강·자녀·경제 문제 때문에 힘든 것 같지만, 그 밑바닥에는 “하나님이 정말 나와 함께 하시는가, 나를 기억하고 계시는가” 하는 불안과 외로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고백해야 합니다. “주님, 제가 힘든 이유는 단지 형편이 어려워서만이 아니라, 주님의 임재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우리의 기도는 “이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를 넘어서, “이 상황 속에서 주님을 더 깊이 알게 하시고, 주님의 얼굴을 다시 밝게 비추어 주옵소서”라는 기도로 바뀝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사모하는 예배자의 마음

2절에서 시인은 “내 영혼이 하나님, 곧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갈망하나니 내가 어느 때에 나아가서 하나님의 얼굴을 뵈올까”라고 고백합니다. 많은 학자들은 이 시를 압살롬의 반역 때 성전을 떠나 피난 중이던 다윗의 상황과 연결합니다. 다윗에게 가장 큰 고통은 왕궁을 떠난 불편이 아니라, 성전을 떠나 하나님께 예배하지 못하는 현실이었습니다. 시편 84편은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으며…”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이 살아 계신 하나님을 사모하는 예배자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배당에 나오는 자유가 너무 당연해져, 몸은 와 있으나 마음은 세상과 핸드폰에 가 있을 때가 많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나는 예배를 통해 살아 계신 하나님을 정말 만나기를 갈망하고 있는가?” 남은 한 달을 예배의 자리를 다시 사모하고 회복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낙심 중에도 자신에게 복음을 설교하는 믿음

11절에서 시인은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라고 선포합니다. 그는 상황을 향해 탄식만 하지 않고 자기 영혼을 향해 말을 겁니다. 낙심과 불안이 “이제 끝이다, 기도해도 소용없다”고 속삭일 때, 시인은 그 소리에 끌려가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의 마음에 복음을 설교합니다.

우리도 한 해를 돌아볼 때 계획이 무너지고, 사람의 말에 상처받고, 여러 문제로 마음 졸이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남은 한 달 동안 우리는 내 영혼을 향해 이렇게 선포해야 합니다. “내 영혼아, 하나님께 소망을 두어라.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인도하셨으니 앞으로도 책임져 주실 것이다. 낙심 대신 소망을, 불안 대신 기도와 찬송을 선택하라.” 그럴 때 상황이 즉시 바뀌지 않아도 마음의 시선이 다시 주님께로 향하게 됩니다.

성도의 가장 깊은 갈증은 세상의 부족함이 아니라 하나님 부재의 갈증입니다. 이 갈증이 우리를 다시 예배 자리로, 말씀과 기도의 자리로 부르십니다. 남은 한 달, 주님을 더 깊이 갈망하며, 살아 계신 하나님을 예배 가운데 만나고, 낙심 중에도 내 영혼에 복음을 설교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문제 한가운데서도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기도와 찬송을 선택하는 삶, 그 길 위에 주님의 은혜가 충만히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PPSS ㅍㅍㅅㅅ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