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진화…과자가 아닌 이벤트 통한 글로벌 전략 전쟁

글로벌 진출·IP 굿즈 전쟁·공익 이미지 강화, 3대 전략 전개
롯데·해태·오리온·편의점 4사, 각기 다른 노선으로 소비자 공략

2025년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브랜드와 유통업계가 준비한 마케팅 전략의 흐름을 짚어본다.

2025년 빼빼로데이는 크게 세 가지 전선에서 전개됐다. 첫째는 롯데웰푸드가 K-POP을 앞세워 ‘빼빼로데이’를 전 세계로 수출하는 ‘글로벌 전선’, 둘째는 편의점 업계를 중심으로 각종 캐릭터 및 브랜드와 결합한 IP 굿즈 경쟁이 벌어진 ‘유통 전선’, 셋째는 ‘농업인의 날’ 및 ‘가래떡 데이’와 충돌하며 상업성과 공익성 사이에서 의미를 재정립하려는 ‘문화 전선’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롯데웰푸드가 스트레이 키즈를 앰배서더로 내세운 ‘Show your love with PEPERO’ 캠페인을 통해 뉴욕 타임스스퀘어, LA, 하노이 등 세계 주요 거점에서 대규모 광고와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단순한 수출을 넘어, ‘빼빼로데이’를 발렌타인데이 같은 글로벌 소비 시즌으로 정착시키려는 문화 수출 전략이다. 롯데는 빼빼로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 1호’로 선정하고, 인도 하리아나 공장에 신규 생산라인을 신설하며 글로벌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팬덤과 연령대를 세분화한 ‘멀티 IP’ 전략이 눈에 띈다. 롯데는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 영유아 타깃의 ‘캐치! 티니핑’ 등 다양한 팬덤을 겨냥한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며 전 세대를 공략했다. 이 같은 전략은 약 2,415억 원에 달하는 빼빼로 브랜드 사상 최대 매출 전망으로 이어졌다.

롯데와 경쟁하는 해태제과는 ‘스틱데이’라는 용어를 내세워 브랜드 독점을 피하고, ‘하트 퍼즐 선물세트’와 ‘아바타스타 슈 에디션’ 등 감성 중심의 제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배스킨라빈스와의 협업 제품, 대형마트별 맞춤 상품 등 유통 채널별 기획력도 강화했다.

오리온은 ‘통크’를 내세워 학교 급식 채널을 공략하는 틈새 전략을 구사했다. 편의점과 이커머스를 피해 B2B와 B2C를 병행하며 균형 잡힌 노출을 유지했다.

편의점 4사는 11월 11일을 ‘굿즈 전쟁’의 장으로 활용했다. CU는 포켓몬, 해리스 트위드 등 실용적인 고부가가치 굿즈를 내세워 2030 여성을 공략했고, GS25는 수험생을 타깃으로 EBSi 수능특강을 패러디한 ‘빼빼로특강’ 굿즈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산리오, 테디베어 등 대중적 캐릭터로 전 연령층을 겨냥했으며, 이마트24는 모바일 게임 ‘트릭컬 리바이브’와 협업해 코어 팬덤을 집중 공략했다.

이커머스에서는 쿠팡이 ‘스위트샵’ 기획전을 통해 뷰티, 가전 등 다양한 상품군과 교차 판매를 시도하며 카테고리 확장 전략을 펼쳤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빼빼로를 수단으로 관계 중심의 감성 마케팅을 강화하며 이용률을 끌어올렸다.

반면 대형마트는 ‘빼빼로데이’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11월 초 ‘쓱데이’, ‘블랙 홈플런’ 등 대규모 할인 행사와 김장철 기획전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마트는 배추, 무, 깐마늘 중심의 ‘김장대전’을 주요 행사로 편성해 시즌 전략의 방향성을 바꿨다.

문화적 논쟁도 뜨거웠다. 같은 날인 ‘농업인의 날’ 및 ‘가래떡 데이’와의 상충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으며, 롯데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CSR과 ESG 전략을 강화했다. 강원 정선에 ‘해피홈’ 놀이터를 개소하고,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확대했으며, 뉴욕과 부산에서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에게 감사 키트를 전달하는 등 ‘공익적 의미 부여’에 나섰다.

2025년 빼빼로데이는 이제 단순한 과자 마케팅이 아니다. 글로벌 문화의 전략적 수출, 유통 채널의 차별화된 소비자 분할 전략, 그리고 상업성과 사회적 정당성 간의 충돌과 해소를 둘러싼 복합적 행위가 얽힌 전장으로 재편됐다.

사진=롯데웰푸드, EB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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