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재계약, ‘KBO 감독 3년 30억’ 최고 기록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두 차례 통합우승과 함께 KBO리그 사령탑 최고 대우라는 기록까지 달성했다.

9일 LG 구단은 염경엽 감독과 계약금 7억 원, 연봉 총액 21억 원, 옵션 2억 원을 포함한 3년 최대 30억 원 규모의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이 세운 3년 28억 원 계약 기록을 넘어서며, KBO리그 사령탑 연봉의 새 기준이 됐다.

염 감독은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두 차례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이끈 감독이다. 특히 2023년 첫 통합우승에 이어 올해 다시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LG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정규시즌 3년간의 성적은 247승 7무 178패(승률 0.581)로 나타났다.

염 감독은 재계약 소감을 통해 “역대 최고 대우를 해주신 구단주님, 구단주 대행님, 사장님, 단장님께 감사하다”며 “두 번의 통합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한 프런트, 코치진, 다른 분야 전문가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염 감독의 지도자 경력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2014년 넥센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으며 지휘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삼성과의 결승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SK 와이번스 단장과 감독을 지내며 굴곡을 겪었고, 2020년 경기 도중 쓰러진 뒤 결국 사퇴했다.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 연수, 방송 해설, 국가대표 기술위원장을 거친 염 감독은 2022년 11월 LG 제14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시까지 그는 '우승 경험 없는 청부사'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LG에서 두 차례 통합우승을 거두며 그 이미지를 완전히 반전시켰다.

염 감독은 LG 구단 역사상 1995년 이광환 전 감독, 1999년 천보성 전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재계약에 성공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처음으로 재계약한 감독이기도 하다.

염 감독의 성공 요인으로는 포용과 유연성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이 꼽힌다. 차명석 LG 단장은 “염 감독님이 프런트와 자주 소통하고 의견을 귀담아 들어주신다”며 “올해 구단이 큰 잡음 없이 우승을 차지한 건 염 감독님과 코치진의 유연한 운영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염 감독은 선수로서 뚜렷한 성적을 남기진 못했지만, 프런트와 현장을 모두 경험한 지도자로서 한 걸음씩 성장해왔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운영팀 과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뒷정리하던 그는 이제 두 차례 축승연의 주인공이 됐다. 과거를 돌아보며 염 감독은 “우리 구단이 우승했으니 기쁜데, '현장 사람'이 아닌 것에 서러움이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현재 염 감독은 "내년에도 정상에 서겠다"며 LG 구단 최초의 2연패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입지전적인 지도자로 자리 잡은 염경엽 감독은 이제 ‘LG 왕조’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사진=LG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