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대신 온기를 선택한 사람들…겨울, 머무는 여행이 뜬다

겨울 여행 어디로 갈까? ‘느림·로컬·자연’으로 떠나는 국내 겨울 여행
관광 아닌 머무는 여정…따뜻함을 품은 계절의 힐링 루트

겨울은 멈춤 속에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계절이다.

겨울은 종종 여행의 비수기로 여겨진다. 날씨의 혹독함과 이동의 불편함이 주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이 계절 특유의 ‘고요함’과 ‘느림’이 오히려 매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의 여행 방식은 빠르게 이동하며 소비하는 여행에서 벗어나, 한 곳에 머물며 지역의 일상과 자연을 느끼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설원의 고요함, 강원도 평창

대관령양떼목장의 설경. 사진=대관령양떼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의 설경. 사진=대관령양떼목장

하얗게 눈 덮인 강원도 평창은 대표적인 겨울 여행지다. 대관령 양떼목장과 삼양목장은 순백의 대지 위에서 감정을 환기시키는 풍경을 선사한다. 오대산 선재길은 사계절 내내 걷기 좋은 코스로 손꼽히지만, 특히 겨울에 걷는 숲길은 단정하고 고요하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빠르게 지나치는 ‘관광’보다 걷고 머무는 ‘여정’ 속에 의미를 찾는다.

겨울 바다의 온도, 전남 여수

향일암에서 내려다본 여수 바다. 사진=향일암
향일암에서 내려다본 여수 바다. 사진=향일암

전라남도 여수는 겨울 바다를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제공한다. 여수의 낭만포차 거리와 향일암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계절의 끝자락을 정리하는 데 제격이다. 낮에는 해양레일바이크를 타고 바다를 따라 천천히 달리고, 저녁에는 굴국밥 한 그릇으로 속을 데운다.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오히려 인간적인 따뜻함을 만나는 도시다.

고요한 한옥의 시간, 경북 안동

고요가 깃든 안동 병산서원. 사진=병산서원
고요가 깃든 안동 병산서원. 사진=병산서원

경상북도 안동은 전통의 숨결이 깃든 겨울 여행지로 주목받는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고요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최근 안동에서는 한옥스테이나 전통차 체험 등 머무는 여행을 위한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관광객들은 지나가는 여정이 아닌, 느림의 시간 속에서 안동 고유의 정서와 마주한다.

여행 플랫폼들의 분석에 따르면 겨울철 인기 키워드는 ‘로컬’, ‘휴식’, ‘자연’으로 요약된다. 계절의 고요함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일상에서는 놓치기 쉬운 감정의 결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다. 거창한 계획이나 멀리 떠남이 아닌, 창밖의 눈, 조용한 찻집, 낮게 깔린 음악 같은 순간들이 오히려 여행의 이유가 된다.

차가운 계절일수록 사람은 더 따뜻한 것을 찾아 나선다. 그 여정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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