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연계 대포통장 사기’…SNS로 급전 유혹한 48명 무더기 검거

전국 퍼진 유령법인·취업 미끼에 사회 초년생까지 조직 가담
“취업사기 당했다” 허위신고까지…피해액 70억 원 넘어

‘캄보디아 연계 대포통장 사기’…SNS로 급전 유혹한 48명 무더기 검거 /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연계 대포통장 사기’…SNS로 급전 유혹한 48명 무더기 검거 /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조직적으로 대포통장을 모집해 캄보디아 범죄단체에 유통한 일당이 대거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12일,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방지법 등 위반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조직 수뇌부 A씨와 또 다른 조직의 총책 B씨를 비롯해 모두 48명을 검거해, 26명은 구속 송치, 나머지 22명은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텔레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대포통장 명의자를 모집한 뒤,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사기 집단에 총 20개의 통장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 넉 달간, 각자의 역할을 나눠 SNS로 개인·법인·코인 계좌별 수수료를 내걸고 대포통장 명의자를 끌어들였으며, 명의자에게는 계좌 이체용 앱을 설치하도록 한 후, 긴급여권을 발급받아 직접 캄보디아로 출국시키는 방식을 썼다.

캄보디아 현지에 도착한 명의자들은 프놈펜 공항에서 범죄조직원들과 접촉했고, 현장에서 휴대전화 및 OTP카드 등을 넘겨 범행에 악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집단은 수사망을 피하려 명의자에게 현금을 주지 않고 테더코인(USDT) 등 가상자산을 개인 지갑으로 송금하는 수법도 동원했다.

사기 등으로 계좌가 지급정지 상태가 되면 명의자들은 귀국했지만, 일부는 출국사실을 자진 누락하고 “취업사기 피해를 당했다”며 허위 신고로 처벌을 피하려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허위신고 정황이 범죄 조직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밝혀내고, 공무집행방해 혐의까지 추가로 적용했다.

이와 별개로, B씨 일당은 지난해 4월부터 파인애플 유통사를 내세워 SNS에서 “6개월 일하면 1억원 지급” 등의 문구로 통장 명의자를 모집했으며, 급전을 바라는 20대 초중반 사회 초년생들이 여기에 대거 유입됐다.

일부 명의자들은 추가 수수료를 노려 더 많은 계좌를 모으는 데 직접 나서거나, 캄보디아 범죄조직에까지 가입해 가담했다.

B씨 조직은 전국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15개 유령법인을 만들고, 법인 계좌 일부를 캄보디아의 프놈펜·시아누크빌에 활동하는 범죄조직에 수천만 원을 받고 유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책 B씨는 조직원들에게 협박과 강요를 일삼으며, 신체에 문신을 새기게 하거나 손가락을 자르라고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90도 인사' 등 조직 행위 강령을 도입하고 규율을 어길 경우 야구방망이로 폭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양 조직의 대포통장 유통으로 인한 피해액은 70억원을 넘는 것으로 경찰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에서 발생하는 취업 사기, 납치, 감금 등 사건에 대한 전국적 모니터링과 함께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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