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증권가 “성공적 외교로 한국 증시에 훈풍”

전문가들 “무역 리스크 해소, 수출주에 긍정적 영향 기대”
코스피 5,000 전망까지…자동차·수출주 수혜 조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장기간 교착상태였던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30일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해 외교적으로 성공적인 결과라며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와 증시의 악재가 해소된 것으로 보이며, 외환시장 안정과 함께 코스피가 5,000선을 향해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유동성 확대와 인공지능(AI) 호황, 정부의 친시장 정책이 더해져 외국인 투자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상이 준비된 요구와 전략적 양보를 바탕으로 상호 이득을 도모한 성공적인 외교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합의가 미중 패권경쟁 구도의 압박 카드로 활용됐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미국에 대한 중국의 희토류 규제와 추가관세 등 무역 갈등이 미국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던 만큼, 이번 타결은 한국 경제와 기업에 더욱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보았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도달을 공식 발표한 직후 국내 증시에서 수출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으며, 특히 최근 AI 투자 사이클로 상승했던 시장에 무역 불안이 해소된 점은 수출주 이익 전망을 밝게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됐지만, 이번 합의로 수출주 이익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경우 상승 부담도 경감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된 것에 주목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그간 소외됐던 코스피 시장 상승 흐름에 본격적으로 편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외교적 위치로 인해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회담에서 상업적 합리성에 기준한 투자 주도권을 확보한 점은 성과지만,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중국의 반발 등 추가 위험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표방한 중립외교의 실현 여부가 향후 관건이라며, 올 초 관심이 높았던 조선·방산·원전 업종은 견조세가 예상되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게임, 화장품, 호텔, 레저 등 중국 수혜주들은 추가적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