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서학개미 수요에 고공행진…미국 셧다운 해제로 상승폭 축소
“해외투자 확대·수출업체 달러보유 지속되면…국내 경제 여러 영향 우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5원을 돌파하며 고점을 찍은 뒤 급격히 하락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오른 1,467.6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1,469.0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오전 중 1,475.4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 9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 상승은 전날 밤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넘기며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 증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원화도 엔화에 동조하며 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 연방하원이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오전 10시 30분께 전해지자 환율은 1,465.3원까지 하락했다. 이어 정오 무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서명하면서 셧다운 종료가 공식화되자 환율은 다시 소폭 반등해 장을 마쳤다.
같은 시각 달러인덱스는 99.556으로 전 거래일보다 0.01% 상승했다. 일시적으로 99.586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환율 하락이 셧다운 해소로 달러가치가 제약받을 것이라는 기대와 주요 통화정책 발표 임박설, 당국의 미세조정 개입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4.945엔을 기록했고, 장중 최고치는 155.013엔으로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아시아 통화들이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고, '서학개미'의 환전 수요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역외에서 달러 강세가 유지되고 있고, 일본 엔화의 약세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며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부족과 꾸준한 달러 수요가 환율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인터뷰에서 최근 원화 약세 배경으로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변동성, 셧다운 사태, 일본 정책 불확실성, 미·중 무역 갈등, 한미 투자 이슈 등 다양한 요인을 지목했다. 이어 "시장 불확실성이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며,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일 경우 개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480원대에 도달하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나 정부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급격한 환율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입 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업체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원재료 수입 비용 상승으로 기업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문정희 이코노미스트는 "해외투자 확대는 국내 기업과 가계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내수 침체와 기업 투자 감소 등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7.21원으로 전 거래일 동시간 대비 0.48원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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