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이어 ‘사탐런’ 열풍…수능 출제위원장 “선택과목 유불리 없다”

사회탐구 선택자 77% 역대 최고...자연계도 사탐 쏠림
과탐 응시자 감소에 수능 최저, 정시 유불리 우려 확산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

(PPSS 양진희 인턴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사탐런’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수험생들의 선택과목 쏠림에 따른 유불리 논란이 2025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수능 출제위원장은 “선택과목으로 인한 유불리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교육과정에 근거해 목표 난이도에 맞춰 출제하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탐런 현상은 학생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선택과목 간 유불리보다는, 영역 간 유불리로까지 해석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와 다른 반응이 나온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사회탐구(Social Studies)와 런(run)의 합성어인 ‘사탐런’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만큼, 사회탐구 선택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수시 수능 최저기준 충족, 정시 합격선 예측 등 실질적 유불리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사회·과학탐구영역 응시자 중 사회 과목을 1과목 이상 선택한 비율은 77.3%(41만1,259명)로, 전년(62.1%) 대비 15.2%포인트 급증했다. 반면 과학탐구만을 선택한 수험생은 22.7%(12만692명)로, 전년보다 7만 명 가까이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자연계 수험생들까지 사회탐구 과목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주요 대학들이 지난해부터 과학탐구 응시 조건을 폐지하거나 완화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의대 및 이공계 학과들조차 과탐 응시 필수 요건을 없애면서, 과탐보다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은 사탐으로 수험생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취지인 융합 인재 양성과는 달리, 수험생들의 ‘생존 전략’이 반영된 선택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모집단이 큰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면 수능 등급 확보가 상대적으로 쉬운 구조여서, 내신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입시 업계 관계자는 “사탐 응시생은 상위권 등급 확보가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자연계 최상위권이 사탐에 몰리면, 사탐 내에서도 점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탐을 응시한 수험생들의 경우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정시 점수 예측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탐구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도 유불리 논란의 배경이 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사회탐구 9개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차는 2022학년도 5점, 2023학년도 9점, 2024학년도 10점, 2025학년도 11점으로 점점 확대됐다. 과학탐구 역시 2024학년도에 12점 격차가 벌어지며 유불리 문제가 단순한 체감이 아닌 실질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탐런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선택과목 제도 운영의 균형과 형평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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