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손에 수익 악화, 비용부담 ‘이중고’…대형 유통사도 전략적 대응 강화
“수출은 반사이익 있지만 위험 상존”…중소기업 지원·장기대책 모색

19일 원/달러 환율이 1,465원 선까지 오르며 기업들이 전례 없는 경영 부담에 직면했다.
정유업계는 해외서 들여오는 원유 전체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우려가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환율이 10% 오를 경우,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1,544억원 감소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제품의 수출 비율이 절반이 넘는 정유사들은 파생상품 투자와 중장기 헤지 전략을 동원해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기준환율을 1,400원으로 설정해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변동성에 따라 조정 중이라는 입장이다.
항공업 역시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특성상 고환율로 인한 유류비, 리스료, 정비비 등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 동시에 환율 급등은 여행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항공사력도 경영계획 수립에 비상에 걸렸다. 대한항공은 외화부채가 48억달러에 달하며, 환율이 10원만 올라가도 480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한다.
이를 감안해 항공사들은 다양한 헤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해운업계의 경우, 달러 강세가 운임의 환차익을 일부 기대할 수 있으나 유가 인상 시 이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강업계도 고환율과 더불어 미국발 부품관세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철광석과 연료탄 등 원자재 수입 비용이 늘어난 반면, 원가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포스코 등 대형사는 철강 수출을 통한 내추럴 헤지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환율 변화에 대한 시나리오별 모니터링을 강화 중이다.
면세점 업계 역시 강달러 여파에 휘청이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면세점 제품 일부가 백화점보다 오히려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은 물론, 외국인의 소비패턴 변화로 객단가가 감소하는 추세다.
롯데·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은 지난해와 올해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대응해왔으며, 수익성 악화로 인천공항 일부 사업권을 반납하기도 했다. 할인행사, 환율보상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영환경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주요 대형마트들은 환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계약, 상품 다변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격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롯데마트는 호주산 매입을 강화했고, 홈플러스도 냉동 돈육 비중을 확대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 중이다.
화장품 업계도 수입 원료 비용 부담이 커지는 반면, K뷰티 수출 증가에는 일정 부분 반사이익이 나타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은 환율시변 동향에 따라 구매처 다변화, 글로벌 사업 확장 등 위기관리책을 추진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경우 역시 고가 원단 조달 시 비용 부담이 커지지만, 사업구조 다각화를 통해 내년도 계획 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수출 중심 제조사의 경우에도 원자재·물류비 인상으로 수혜가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철강이나 원유 수입 중소제조업계의 어려움을 인지, 경영자금지원과 교육·안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 상승은 구조적 성격이 강해 단기적 정책수단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스마트공장, 연구개발 등 기업 혁신을 통한 장기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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